나 아무래도 진짜로 사람을 죽일 것 같아서 겁나.
아궁 유다는 마르지오가 사라지기 전 제 아비를 죽이겠다.
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몸 안에 무언가가 있어서 아무 고민 없이 죽여버릴 수 있다고 했다. 아궁 유다는 그게 무엇인지는 물지 않았다. 그 무언가가 없어도 멧돼지 몰이꾼이라면 아주 쉽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마르지오가 정말로 누구를 죽이려고 들 작정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공설운동장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보았고 마 소마도 이끼로 가득 찬 쓰레기통을 비우러 나왔다가 빈손인 그 아이를 보았다. 아무도 그 아이가 살인을 저지르기 일보 직전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칼이나 하다못해 밧줄이라도 있어야할 텐데 빈손이 아니던가. 사람을 물어뜯어 죽일 거라고 누가생각이나 했겠는가, 

마르지오는 나중에 경찰서에서 자백한 대로, 목의 대동맥을 물어뜯어 안와르 사닷을 죽였다. 달리 무기로 쓸 게 없었어요, 마르지오가 말했다.

마르지오는 우두커니 서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실무슨 말인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자신을 에워싼 얼굴들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또 알아볼 수 없기도 했다. 아궁 유다가 그런꼴을 견딜 수 없었던지 마르지오에게 다가가 진짜 피를 뒤집어쓴 것인지 냄새를 맡아보았다. 진짜 피인 것을 확인하고 나자 안색이 싹 변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너무나 뻔한 일이었다. 아궁 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마르지오는 하나도 안 다쳤어." 사실이 그러했다. 

내가 아니에요." 마르지오는 아무런 죄책감 없는 표정으로 담담히 말했다. "내 몸 안에 호랑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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