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실내에 앉아 있어도 놀라운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자판을 치고 있다(뭔가 구상중). 간만에 겨우내 꽁꽁 닫아두었던 앉아있는 의자 바로 옆의 커다란 창문을 열어놨고, 그 창으로 봄 햇살과 살랑대는 바람이 불어 들이온다.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털부터 똥꼬까지 기분이 좋다. 드디어 몸속으로도 봄이 진입한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아름다운 것은이상한 것인가. 이상하게 생긴 나비는 아름답다. 꽃 역시 마찬가지. 이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지녔지만 지세히 보면 이상하게 생겼다. 이상하고 낮선 구조를 가진 꽃들도 많다. 꽃과 나비가 만나는 일은 세상의 어떤 완벽한 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완벽을 넘어서는 장면 같다. 아름다운 날갯짓을 하는 나비의 수명은 보통 2주 정도리고 한다.

나는 산과 논밭이 집보다 많은 한적한 지역에 살고 있으므로 이곳에서만나는 고양이들은 야생 고양이라고 칭하기로 한다. 서울 같은 도시에서는 길고양이라고 칭해지는 녀석들 말이다. 그들이 길에 있는 거 같지 않으므로 길고양이라고 부르기엔 뭣하다. 산고양이, 들고양이가 더 적합한용어이다. 

지렁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현자같이 느껴진다. 아마도 말이 없는 그 고요함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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