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내가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특별히 나쁜 땅은 없다는 거예요.이렇게 말하면 식상할 테지만 사람이 가장 중요해요. 거기 들어가서누가사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낙원은 사람이 만드는 거니까요"
그럼 그 땅에 가서 땅을 디뎌보세요. 그리고 느껴보세요. 뭔가 느낌이 올 거예요. 그럼 돼요. 그때 그 느낌이 바로 그 땅의 느낌이에요. 전 땅을 직접 보지 않고 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바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기도 당하는 거예요."
비와 눈과 바람을 막아줄 지붕과벽이 있고, 소박한 작은 네모난 창이 있는 집안에서 창밖을 바라본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간다. 창밖엔 언제나 생경한, 내 것일 수 없는, 그래서 항상 신비로운 자연이 있다. 초록이 있고, 그것들은 숨을 쉬고 있다.
땀을 흘리며 잔디를 깔고 있을 때였다. 마을의 한 어르신이 지나가다 들어와 뒷짐을 지고 잔디를 까는 것을 구경하시다가 한마디 던지셨다. "아. 거 뭐하러 잔디는 까슈?" "네? 아…… 네……… 그냥 … 예쁘라고요." "내 참, 거기에다가 고추를 심으면 고추가 몇 가마니 나올 텐데, 쯧쯧.쓸데없이." 그때야 뒤통수로 식은땀과 함께 한줄기 깨달음이 왔다. 왜 우리 시골마을에 잔디가 깔린 정원이 없는지.
그 꽃을 감상하려고 할 때 장마가 온다. 비를 맞아 커다란 머리가 하나둘쪼개져 떨어져내리는 것 같은 백합 꽃잎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처랑하다. 빗속에서 지는 꽃은 괜스레 너무 늦게 만난 인연 같은 안타까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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