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야지. 그만 가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는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누군가 다른 부서에서 몇 사람 더 나가기로 했다는 말을 꺼냈다. 이만하면 퇴사 조건으로 나쁘지 않다는 말이 나왔고 이야기는 아주 먼 쪽에서부터 성큼성큼 그들 내부로걸어 들어왔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는 잠자코 술잔을 비웠다. 취기가 오르고 희미하게 흩어져 있던 감정들이 뜨겁고뾰족하게 살아났다. 그건 외부를 향한 분노라기보다는 자신의 무능함과 미련스러움에 대한 자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