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기어갈 기운밖에 없던 그는 정글에 다다르자 잠깐 누워서숨을 돌렸다. 일본군이 뒤쪽 수용소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미군 병사들이 전리품 삼아일본군의 귀와 코, 가끔은 성기를 자를 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얘기하던 때와 같았다. 전쟁은 인류의 친구가 아니었다.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전쟁은 인간을 바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