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와 고갱은 여기저기 물감이 묻은 셔츠와 재킷을 입고 종종 이 식당에서말없이 저녁을 먹곤 했다. 그들은 으레 소고기 스튜 아니면 구운닭고기와 통에 보관하는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노란 집에서 몇주를 지내고 났을 때, 고갱은 과부에게 집 바로 옆에 식당이 있는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빈센트는 수프 끓이는 걸 좋아해요." 그가 말했다

"응 자주 못 보지. 항상 새로운 곳에서 그림을 그려야 하거든."
"집이 아니라요."
"집은 완성된 그림을 들고 가는 곳이지."
바네사는 생각해보니 그의 아이들이 가엾었지만 고갱이 자신과있어주어서, 노란 집을 그의 집으로 삼아주어서 행복했다.

물감을 다 섞은 화가가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화가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하고 부채를 든 채 자세를 잡았다. 오른손에부채를 들고 손잡이가 왼쪽 허벅지와 수직을 이루며 깃털이 오른쪽 가슴을 가리도록 했다. 그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화가는 좋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에게 왼쪽으로 몸을 좀더 기울이라고 손짓했다. 손바닥으로 의자를 누르자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그녀의 왼쪽 어깨가 올라갔다. 그녀는 자세를 잡고, 화가나 남편이아니라 열린 문 너머 공터를 지나 숲을 채운 어둠을 응시했다.

그녀가 보러 온 작품은 안쪽 벽의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그림 앞 벤치에 앉아 하얀 원피스를 입고 눈은 갈색에머리는 그녀처럼 빨간 여자와 시선을 맞췄다. 여자의 손에는 베니카스 부인이 육십 년 전 화가에게 선물한 하얀색 부채가 들려 있었다. 그는 아를로 돌아와서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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