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물 간의 경계 상실을 극도로강조함으로써, 사물이 한데 뭉뚱그려지고 서로 연결된 범신론적색채의 우주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반 도른의 그림에서 나뭇가지는 외형질의 촉수가 되어 하늘과 풀밭으로 뻗고, 하늘과 풀밭의촉수는 나무를 향해 뻗어나와 한데 뒤엉키면서 선명한 색감의 소용돌이를 이루었다. 그는 빛이 일으키는 착시 현상이 아니라 현실자체 혹은 적어도 그가 생각하는 현실에 대해 고심하는 듯했다. 그의 기법에 따르면 나무가 하늘이었다. 풀밭이 나무이고 하늘이 풀밭이었다. 모두가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