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외투.광인일기.감찰관 펭귄클래식 64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기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유명한 구절이 나오는 마지막 문단에서 독자는 넵스키 거리를믿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넵스키 거리의 "모든 것이 기만이며모든 것이 환상이고, 모든 것이 보이는 것과 같지 않다." *도시가 기만인 이유는 그것이 목가의 모방이며 자연을 제외하거나 가능한 한 제한하도록 만들어진 인위적 구성체이기 때문이다. 도시에 주민 수천 명이 산다고 해도, 고골이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에게 쓴 편지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거기에는 공동체라는 느낌이 없다. 고작해야 도시는서로 분리된 조각들의 집합이고, 사람들에게 전체라는 환상을심어줄 뿐이다. 

페테르부르크 바깥세상은 영적인세계도 포함한다. 그러나 그의 소설에는 신을 심각하게 언급한곳이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인간의 열망은 늘 순수하게 인간적인 조건 안에만 갇혀 있다. 도시는 감옥이 되고 거기서 벗어날 길은 없다.

그렇다면 고골이 그처럼 독창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고안해낸 도회적 감옥에는 어떤 사람들이 사는가? 대부분 평자들이 일컫듯이, "작은 인간 들이다. 대체로 하위 직급 공무원, 특별한것 없는 군인, 학생, 중간급 혹은 고위 관료가 거기 속한다. 

인물들은철저히 고립되어 있으며(그들은 거의 다 미혼자다.) 여하한 영적존재와도 분리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그 집착은 성(性)과 관등추구로 귀결된다. 고골은 성과 관등을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욕망의 대상으로 간주한 것 같다. 성은 물론 어디에나 스며들어 있지만 관등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삶을 지배하는 결정 인자 중 하나다. 

 ‘리얼리즘은 삶이고 삶은 곧 움직임이다. 고골의 과제는 독자가 눈으로 글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움직임을 이해하리라는, 그런 나태한 생각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화가처럼 일견 정적으로 보이는 것에서 움직임을 창 조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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