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밖 성벽에 잇닿아 있는 땅은 원래 나라 땅이었다. 그 가운데로 구불구불 난 좁은 길은 질러다니는 사람들의 발길 때문에만들어진 것이었는데, 이제는 자연스레 경계선이 되었다. 길 왼쪽에 사형당하거나 옥사한 사람들이 묻혀 있고, 오른쪽은 가난한 사람들의 공동묘지였다. 양쪽 모두 무덤이 겹겹이 들어서 있는 것이 꼭 부잣집 생일 잔칫상에 만터우를 쌓아놓은 것 같았다.

이 동네 관습은 좀 특이했다.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저울로 무게를 달아 그 근수로 아명兒名을 삼았다. 

할멈의 며느리 칠근댁이 밥 광주리를 들고 탁자 쪽으로 가더니 밥 광주리를 탁자에 내던지고 씩씩거리며 말했다. "어머님이 그랬잖아요. 육근이 낳았을 때 여섯 근 다섯 냥이었다고. 그때 집안 저울도 집에서 만든 거라 근수가 적게 나오는 열여덟 냥저울이었고요. 열여섯 냥 저울이었으면 우리 육근이는 일곱 근이 넘었을 거예요. 어쩌면 시할아버지나 시아버지도 아홉 근, 여덟 근이 안 되었을지 몰라요. 열네 냥이 한 근인 저울로 달았을지도 ..."
"대가 내려갈수록 엉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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