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누군가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고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해 준다면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의 삶이지 타인의 삶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누군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첫마디는 ‘나는 너를 모른다여야 할 것이다.
인생에는 원래 그런 순간이 있는 법이다. 아주 사소한 진지함으로 태산 같은 막막함을 훌쩍 뛰어넘는 순간.
되돌아보니 내가걸어온 모든 자리는 무모하게라도 시도했을 때 한 걸음이나마앞으로 나아갔다. 염려하고 망설이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이루고 성취한 일은 없었다.
이제 누군가가 다시 한국에서 여성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묻는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여전히 내게그 질문은 "아이는 어쩌고?" 하는 질문으로 들린다. 여성으로서의 삶을 벗어나 작가로서의 삶으로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에 대해 수시로 자문하지만 여전히 나는 답을 모른다. 논쟁은 사라졌지만, 현실은 남아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답을모르면 모르는 대로 일단 나오기로 했다. 나와서 쓰고 읽고 생각하기로 했다. 두려우면 두려운 대로 일단 밖으로 나와 끝내합의하거나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조금씩 다음 단계로 진입할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게도 꿈은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것이지만, 동시에 견디면 즐거운 그무엇이기 때문임을 믿기 때문이다. 실패해도 버리지 않을 때, 꿈은 꿈 그 이상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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