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내년 8월 1일 이후로 죽은 사람은 반드시 일괄적으 로 칭산현 화장터로 보내 관을 태워야 한다고 안쉐얼에게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인 채 죽은 후 불에 태워질 때 아프냐, 재가 돼서유골함에 담기면 환생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 등등을 안쉐얼에게 물었다.
"사람이 죽는 건 불이 꺼지는 것과 같아. 환생은 개뿔!"라오웨이가 말했다. "그러니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빈 조롱을 들고 일어서던 순간 슈냥은 하늘과 땅이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마치 태양이 뚝 떨어져 조롱 속으로 쏙 들어온 것처럼 눈을 뜰 수없게 찔러댔다. 슈냥은 속이 메스꺼워 한동안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다람쥐 조롱이 데굴데굴 몇 번 굴러 슈냥의 발꿈치에서 멈췄다. 조롱에는 뚫새김한 꽃병처럼 햇빛이 그득 꽂혔다.

태양은 지구에서 가장 길게 일하는 일꾼 아니겠는가. 1년 사계절, 태양이 쉬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
태양은 특히나 여름에 유능했다. 새벽 네 시가 조금 넘으면 나와서 오후예닐곱 시에야 퇴근하니, 한번 출근했다 하면 열몇 시간은 기본으로 일했다. 이 계절이 되면 하늘에서 태양에게 품삯을 더 줄까? 그것도 모를 일이었다.

천메이전이 말했다. "그러니까요. 까놓고 말해 사람이 운명에 순응해야지요! 운명에 자식이 없으면 억지로 요구해서는 안 되조, 운명에 백년해로할 수 없으면 상대의 손을 죽어라 힘껏 잡아당겨도 역시 헛일이겠고 염라대왕이 떼어놓겠다 하면 그 사람과는 떨어져야지요! 하지만 운명이 정한 부부의 연이라면 산과 바다가 가로놓여 있다 해도 수많은 지니난과 재해를 겪는다 해도 결국에는 그래도 같이 있게 되지요. 진짜 원앙은 떼어놓을 수 없는 법이니까. 댁과 천위안처럼요."

신치짜는 단쓰싸오의 툭 튀어나온 광대뼈와 얇은 입술이 싫었다. 그렇게 겨울 느낌의 얼굴을 한 여자를 아내로 맞는 건 온기 가득한 가정을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또 단쓰싸오가 난시장에서 단샤를 팔아 젠빙을 파는 것도 싫었다. 단쓰싸오는 "젠빙 좀 사세요. 이는 내 멍청이 아들을 불쌍히 여기는 거랍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아무리 가닌해도 존엄성을 버린 여자는 진저리가 났다. 게다가 안쉐얼이 신신라이에게 강간당할 때 단쓰싸오는 그것을 목격했으면서도 말리지도, 사람들이 와서 말리도록 고함을 지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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