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인간이 기술적·과학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임을 믿던시기에 일어난 야만적인 역사를 예외‘로, 이미 지난 역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타자를양산해내고 혐오하며 추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의 예술을 ‘신사실주의New Realism‘라고 부르는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상화한 일상이 아니라 진짜 일상의 흔적인 물건들을 오브제로 제시함으로써 그 시간과 분위기와 대화와 인간관계와 성격 등을 고스란히 보여주니 말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에 덫을 놓아 붙잡아둔 예술, 아, 그래서덫예술인가?
만일 예술이 언제나 ‘인생은 아름다워‘만 보여준다면 그건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세상은 평등하지 않고 사람들은 이성적이지 않으며, 강자는 약자를 괴롭히고 착취함으로써 더욱 강자가 되고, 사랑의 맹세는 덧없고, 인간은 스스로의 자리를 파괴하고 더럽히면서 살아간다. 지금도 어디선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으며, 부는 정의롭게분배되지 않는다. 이렇게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세상의 추한 면면을 예술로 기록한다.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수잔 손택susan Sontag은 《타인의고통 Regarding the Pain of Others》이라는 책에서 "상기하기는 일종의윤리적 행위이며, 그 안에 자체만의 윤리적 가치를 안고 있다. 기억은 이미 죽은 사람들과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가슴 시리고도 유일한 관계이다"라고 썼다. 기억하고 있는 한 우리는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쓸 것이기 때문이다. 」
오토 딕스Otto Dix는 1920년대 독일의 바이마르공화국시대를 잘 보여주는 작가다. 그의 그림은 신즉물주의 NeueSachilichkeit 양식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New Objectivity라고쓰니 신객관주의 정도로 하면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다. 게오르게 그로스George Grosz, 막스 베크만Max Beckmann이 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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