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교회에 간 엄마와 경아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가끔 성경에 나오는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의이야기를 생각했다. 어느 날 예수가 그 자매의 집에 방문했는데, 언니인 마르타가 예수와 다른 손님들을 대접할 음식을 준비할 동안 동생인 마리아는 예수 앞에 앉아 예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 마르타가 마리아에게 이리와서 언니의 일을 도와달라고 했더니 예수는 오히려 마르타를 나무라며, 마리아가 지금 하는 일이 마르타 당신의 일보다 덜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던가. 그런 식이다. 신데렐라의, 콩쥐의, 마리아의 자매는 나쁜 사람으로 기록된다. 선하고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자에게는 악하고 게으르고 시샘 이 많은 자매가 있다. 그렇다고들 한다. 

매우 간단한 얘기였다. 힘점을 찾으면 된다. 무엇이든그렇다. 힘점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면 간단히 무너뜨릴 수있다

모두들 죽음에서 가 장 마땅한 이야기를 추출하고 싶어 한다는 것. 연인의 유 해에는 그들의 자세처럼 견고한 로맨스가 어울리기에 근육 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지만, 자위남의 유해에는 어쩔 수 없는 과학적인 사연이 있었다는 이야기를덧붙여 그의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켜주고자 하는 것.

사람의 악의나 비틀린 호의를 짐작하는 버릇 때문에 늘 신경이 곤두서 있는 나에게 언니는 너무어려운 사람이었다. 단순할 만큼이나 좋은 사람. 그처럼 어려운 상대는 없었다.

경아가 화장품 선물을 하면서 포스트잇에 썼던 것처럼 경아가 화장을 해줬다면 좀 나았을까. 그렇지만내가 지금 화장을 해야 하는 이유는 경아가 없어서가 아니고… 경아가 없어서였다. 이런 말장난 같은 것을 생각하면서 멍하니 거울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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