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그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비스팅은 잘 모르겠다.
고밖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삶이 있는 그대로 마음에들었다. 경찰관을 천직으로 여겼기에 다른 삶은 바라지 않았다.
형사로서 마주하는 업무는 그에게 명확한 목적의식을 부여했고,
그의 삶에도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리네는 경찰의 역할에 대한 그의 관점을 변화시켰다. 그녀가 제시하는 외부인으로서의 관점 덕분에 자신의 고루한의견을 재검토할 수 있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경찰대학생도들 앞에서 강연했을 때 그는 시민들의 안심과 신뢰를 얻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무릇 경찰이라면 품위와 예의를 갖추고 진심 어린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대중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는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비스팅은 리네의 견해가 자신의중심추를 형성하는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네가 막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하려는 순간, 편집장 요아킴 프로스트가 돌아왔다. 그는 이름 그대로 서릿발 같은 사람으로 통했다. 그가 편집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뉴스 표제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비극을 이해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수군댔다. 공감 능력의 부재, 그야말로 완벽한 자격증 아닌가.

리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언뜻 고상해 보이는 프로스트의 주장은 겉치레에 불과했고, 사실 그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따로있었다. 바로 신문 판매 부수였다. 그녀 아버지의 이름을 선정적인 표제 한가운데 박아 넣거나 기사의 초점을 특정 개인에게 맞추는 짓을 하지 않고도 신문의 진실성을 지킬 수 있는 길은 찾을 수있었다. 비난의 초점을 개인이 아닌 경찰 조직에 맞추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 경우 판매 부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은 명백했다

그는 경비견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언론의 사명은 정치인들과 직위에 따른 권력을 보유한 사람들, 그리고 공공 기관을 향해 비판을 가하는 것이다. 정의를 추구하며 부정과 부당함을 폭로해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 그는마치 부당한 언론에 마구 짓밟히는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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