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그 사람은 어떤 나쁜 일을 겪었을까요? 나쁜 일을 당한 사람이 아니면 나쁜 짓을 하지 않아요."
손님이 외쳤다.
"호이 씨, 당신은 너무 사람을 잘 믿어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겁니다.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그게 진실입니다!"
호이 씨는 미소를 지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어쩌면 전 진실보다는 사탕을 더 잘 알지도 몰라요."

안은 침묵했다. ‘더 이상 여기 존재하지 않음‘을 연습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해 보려 했으나 아주 잠깐 동안만 성공했다. 

"피셔 따위는 집어치워!"
아그네스 K가 착각하지 않았다면, 그 말은 다름 아닌 증조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이었다. 죽기 전에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을 테니, 틀림없이 훨씬 나쁜 마지막 말을 속삭였을 것이다. 우리 가족 가운데는 아무도 그날 저녁과 뷔페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분명 아무도 관심이 없을 터였다. 왜냐하면 모두들 갑자기 끔찍하게 많은 것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증조할아버지가 영원히 세상에서 도망쳐 더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하는 지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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