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따위는 집어치워!"
아그네스 K가 착각하지 않았다면, 그 말은 다름 아닌 증조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이었다. 죽기 전에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을 테니, 틀림없이 훨씬 나쁜 마지막 말을 속삭였을 것이다. 우리 가족 가운데는 아무도 그날 저녁과 뷔페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분명 아무도 관심이 없을 터였다. 왜냐하면 모두들 갑자기 끔찍하게 많은 것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증조할아버지가 영원히 세상에서 도망쳐 더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하는 지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