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바다를 살며 땅을 지키고 있는 뿌리를 일러 뭐라고 했을까. ‘버선발, 옳지 버선발이라고 했다. 버선발이란 무엇일까. 가끔 사람의 된 품을 일러 버선발 같은 이라고 할 때가 있음은 잘 아는 일이다. 어떤 사람을 일러 버선발이라고 했을까. 첫째, 제 몫으로는 무엇하나 챙길 줄을 모르고 있는 것 없는 것을 옛 다, 하고 모두를 툭툭 털어 다 내주는 이를 일러 버선발이라고 했다.
둘째, 아니꼽고 더러운 것을 보고는 참지를 못하는 이를 일러 버선발이라고 했지만서도 또 의롭지 못한 것을 보며는 횃불처럼 벌컥 나서되 한번나서기만 하면 제아무리 어렵고 괴로워도 끝장을 보고야 마는 화끈한사람, 그런 사람을 일러 버선발이라고 했겠다. 이 버선발에 얽힌 이야기는 이 땅별 안에선 딴 고장에 없고 오로지이 조선땅에서만 있는 이야기렸다.
그러나 짐승보다 나은 사람의 꼴이라는 게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당집을 지어놓고 받들어 섬기는 귀신? 아니다. 그러면 서낭당? 아니다. 그러면 무엇일까. 사람만이 갖는 뱃짱이로다 뱃짱, 부닥쳐 깨지면서도 기어코 깨우치고야 마는 열린 눈 ‘누리하제다 이 말이다.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이와 같이 누리하제가 될 만한 바탕을 갖고 태어나게 되어 있는법이다.
옛부터 흰두루란 머리에 흰 띠를 두른 골굿떼를 이르는 말이다. 골굿떼란 쨩(도대체) 무엇하는 떼거리일까. 옳거니 골굿떼란 옛부터 알려져오는 의적 또는 마음씨 좋은 도둑놈, 이렇게들 알고 있지만 알로는 그게아니다. 골굿떼란 말 그대로 골난 놈들 골난 것이 더욱 골이 난 놈들, 다시말하면 아무리 일을 해도 사람으로 살 수가 없어 배알이 꼴리다 못해 온몸이 울뚝울뚝 꼴리는 놈들이 모여서 굿하는 떼거리라는 뜻의 준말이다.
이 때 굿이란 쇠 징 장고 북 이런저런 풍물가락에 덩덩 덩더쿵~ 하고 한판 벌리는 무굿 그것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구나. 온몸이 꼴리는 놈들이 모여 다 함께 할 바를 매듭지은 다음 그것을 한판 치르는 온 몸의 트림이 바로 굿이라는 거구나. 이런 뜻에서 보잘것 같으면 "굿을 하러 가자." 라고 하는 것은 같은 뜻을 진짜로 이룩하러 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굿의 참뜻이란 한판 어르기, 한판 싸움이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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