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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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언어와 공상이라는 주장 외에 수학이 논리‘라는 주장은 이미 짚어봤습니다. 여기서 수학이 논리학만은 아니고, 대부분의 학문이 논리를 사용한다는 점을 들어 이 관점을 비판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수학자들 자신도 수학=논리라는 관점을 표명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과 상당히 상반되는데도 말입니다. 제가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깰 때는 이 일부터하는 것 같습니다.

왜 수학자들이 그런 편견을 갖게 될까요?

‘수학은 확실하다‘는 데 집착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는 물론 오류입니다. 저는 수학의 확실성은 그다지 중요하지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학문은 항상 진리를 근사해가는 과정입니다.
과정입니다. 따라서 가끔 오류가 나오거나 나중에 교정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지는않습니다. 기계에 약간 이상이 있더라도 고치고 개선해면 되는 것입니다. 수학을 선험적인 지식으로 인식하게 되면수학에 약간의 흠만 있어도 다 무너져버릴 것으로 오해하기십상입니다. 확실한 앎‘ 에 대한 집착이 불러들인 일종의 환상이죠. 실제로 세상에 확실한 게 어디 있겠어요?
수학적인 증명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그게 무슨 특별한사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학은 공리로부터출발하여 순수 논리만 적용해서 결론을 얻어내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앞에서 강조했듯이 가정에서 논리적인 결론으로 가는 것은 어느 학문이나 쓰는 개념적 도구입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처음으로 (공리公理‘ 라는개념을 창안하여 도입한 이론입니다. 이 ‘공리‘ 라는 단어를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 증명하지 않고기정사실로 받아들일 때, 이를 기초로 다른 이야기를 진행할수 있다.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전개될 내용도 전혀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며, 이 공리가 맞다고 상정하면 앞으로 나올 결론들도 맞다고 여길 수 있다. 바로 이것이공리적인 사고체계입니다. 유클리드는 《기하학 원론》이라는 책을 통해 기하학에 대한 5개의 공리를 만들고, 그다음에 그공리만 이용해서 여러 가지 증명을 전개했습니다. 가정과 공리만 사용해서 결론을 이끌어낸 이 책은 당시 서구세계에 굉장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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