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자‘란 무엇인가. 그건 사전적으로 스승이 없는 사람 혹은 학교에다니지 아니하고 혼자서 공부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느 스승‘이나 학교는 어디까지나 제도적인 측면을 일컬을 따름이다. 진정한 독학자에게는 만인이 스승이고 학교는 도처에 있다. 그런 점에서독학자‘는 기성 제도로부터 탈주하거나 소외된 인간이지만 역설적으로그 탈주와 소외로부터 수많은 배움의 단서를 풍부하게 획득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독학자‘는 언제나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제도를 반성적으로 돌아보게끔 한다. 

역사적으로 정치적 지배층이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독점하고 통제했 던 예는 드물지 않다. 그건 앎과 배움이 협소한 지식의 문제를 넘어 정치 적 지배의 문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 의는 단지 투표권의 획득에 불과한 것일 수 없다. 민주주의는 앎과 배움의 평등을 통해 만인이 통치의 주체가 될 자격을 지니는 정치체제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이와 같은 평등의 조건으로서의 삶과 배움이다. 현재 교육은 특정한 재화와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합리적으로 구획하는 사회적 분할선으로 고착화되고있다. 

 개별적으로 동이하드 않든 홀로 공부한 사람은 배움이 모자란 사람이라는 생각이 지금껏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독학이 제도권 바깥에서 배운다는 말로 무학이 제도권에서의 배움이 없다는 말로 이해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제도권 바깥에서 배우는 것과 배움이 없다는 말이 그간 유사어처럼사용되어온 것이다.

 신불출은 잡지 《삼천리》에 기고한 웅변과 만담 이라는 글에서 만담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상세히 밝힌다. 그는 만담을 강연이나 연설 재담이나 장난과 구별하며 "해후성humour의 종횡무진함과 풍랄성irony의 자유분방함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인의 가슴을 찌를 만한 칼 같은 박력이 있는어떤 진실을 필요로 하는 불같고 칼 같은 말의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어떤 독학은 그렇게 세상을 뒤틀어놓는다. 어쩌면 그 자신의 삶마저도, 그가 조선의 대중들에게 그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스스로 열지 못했던, 그러나 분명 존재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믿음의 틈새를 비틀어 열어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가 삶으로서 보여주었던 말이라는 독학의 한 양식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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