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 베트남과 전쟁의 기억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부희령 옮김 / 더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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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있어서 기억과 망각의 기본적인 변증법은 단순히 어건이나 사람을 기억하고, 또 어떤 사건이나 사람을 잊을지 선택하는문제가 아니다. 기억과 망각의 기본적인 변증법은 우리의 인간성을 기억하고 비인간성을 잊는 것이다. 역으로 상대의 비인간성을 기억하고 인간성을 잊는 것이기도 하다. 그 대신 공정한 기억은 윤리적 기억에 서 변증법의 마지막 단계를 요구한다. 자신의 기억을 상대방의 기억으로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 내부에서 비인간성이 어떻게 서 식하는지 보고 기억하는 윤리적 인식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존재에 대한 부재의 관계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기억의 비대칭적차원이다. 그것은 강대국들이 약소국의 기억을 지배하는 눈에 보이는차원과 나란히 존재한다. 강대국이든 약소국이든, 각 나라의 전쟁기 계와 기억 관련 산업은 기억 자체를 통제할 방법을 확립하려 한다. 

영어의 용서하다 forgive는 예전에는 증여와 인정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현대의 용서에는 증여의 의미와 함께, 체념 혹은 더 이상억울함이나 분노를 품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러한 정의에서 항복은 패배가 아니며, 더 이상 싸우지 않는 것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용서하는 것은 또한 범죄를 사면하거나, 보상 청구권을 포기하거나, 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부채를탕감한다는 의미다. 증여와 용서에 대한 이러한 규정은 개인적이고정서적이며, 영적인 의미일 뿐 아니라,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의미도 있다. 빚을 탕감해줄 수 있지만, 그것 또한 주는 것이므로, 빚을 지는 것.
이 된다. 수혜자는 호의에 보답할 필요를 느낄 수 있고, 선물을 받는것이 일종의 굴복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선물에도 교환이나상호호혜에 대한 기대가 들어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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