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캐럴 오츠.
오츠의 책이 나오면 득달같이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다. 내가 좋아하니까. 반대로 요 네스뵈의 책이 나오면 나는 번개같이 친구에게 선물을 한다. 친구도 오츠를 좋아하고 나도 요 네스뵈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이런 뚱딴지 같은일을 꽤 오래 해오면서 늘 즐겁다. 좋아하는걸 함께 하는 친구.
이번에도 새벽 두시에 기프티북을 받았다.
이 놀랍도록 이성적이며 그래서 순간순간 예상하고 서늘해지는 이야기라니..
70초만 기억하게 된 남자. 그를 연구하는 여자.
우연한 삶과 진정한 삶의 난투극 같은 작품을 읽는다.
역시 오츠!
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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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있는가 하면 사소한 문제가 있다. 삶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는 수긍되지 않고 공공연하게 인정되는 사실도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진정한 삶이 있는가 하면 우연한 삶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어느 시대든 개인이 진정한 삶을 발견하는 일은 드물 것이다. 대개는 평생 우연한 삶을 사는 것이 현실이다.
"죽음 이후의 삶. 그건 바닷속에서 가느다란 빨대로 숨을 쉬는 것과 같아. 간신히 버티는 삶이지만 가능하긴 하지." 그녀는 죽음 이후 이런 삶을 살아가면서 혼자 속으로 말한다. 씁쓸하면서 기분 좋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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