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처럼 이어지는 퀴어단편선.
무작정 아는 척하고 반갑게 눈 맞춰 주고 싶은 바위 아래 작달막한 들꽃같은 단편들.
숨겨지지도 드러나지지도 않는 그런 들꽃같은 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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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는 게 뭔지 아니. 정상이 아니라는 거야. 정상이 아니면 사람이 아프게 되는 거야. 정상이 되고 싶은 건 욕망이 아니라균형 감각이야. 인간은 항상 회복을 지향하도록 되어 있어. 정상일 때에는 정상에 대해 둔감하지만, 비정상이 되고 나서는 정상이 무엇인지를 뼛속 깊이 생각하고 갈망하게 되는 법이안. 갈망이 신호를 보내는게 아픔인거야.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비정상이라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살았겠지. 가장 나쁜 건 아픈 사람은 자기 아픈 것에만 골몰한다는 거야. 비정상의 상태가 괴로운 건, 자기만 아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나는 그래서 회복되고 싶었어. 아프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어. 아프지 않으려면 정상으로 돌아가야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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