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이 과학이야! - 과학력이 샘솟는 우리 주변 놀라운 이야기 과학하는 10대
신방실.목정민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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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에 동감! 우리 사회는 과학과 기술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명연장의 꿈도 이루었고 생활도 윤택해졌다. 하지만 요즘은 "나중에 써먹지도 못하는거 왜 배워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나중에 써먹지는 않아도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었을꺼 같긴하다. 나야, 워낙에 과학을 좋아하고 무뎠기 때문에 "어렵다, 하지만 한다"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4가지 분야에 이야기를 다룬다. 어찌보면 교과서보다도 꽤 쉽고 재밌게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거울의 반사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처음 현대적인 엘리베이터가 등장했을 때 고객들로부터 엘리베이터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컴플레인이 많았다고 하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설치함으로써 해결했다고 한다. 심리학중에 '거울 자아 이론'이라는게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 혹은 타인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거울삼아 거기에 비친 나를 흡수해 자아상을 형성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p.54) 그냥 내 모습을 점검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줄이야.​


또한 냉동인간이라는 것은 미래에 있을 하지만 아직 아닐꺼라 생각했었는데, 이미 전 세계적으로 400여구의 냉동인간이 있다고 하니 꽤 놀라웠다. 냉동인간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혈액을 빼내고 동결방지제를 주입한다고 하는데, 과연 나중에 깨어날 수 있는 '그 날'이 올수 있을까 의문이다.​


예전에는 과학자를 장래희망으로 말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과학자가 별로 인기가 없다. 참으로 아쉽다. 과학과 기술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면서 발전하며 우리의 삶의 질을 더욱더 향상시킬 것이다. 그야말로 이 제목처럼 세상 모든 것이 과학이다. 조금더 사람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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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의 불편함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지음, 김지현(아밀) 옮김 / 비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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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이면서 그녀의 첫소설이다. 작가도 주인공 '야스' 처럼 오빠를 잃은 경험이 있다. 가족을 잃은 상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려 6년에 걸쳐 집필한 소설이라고 한다.

나는 열 살이었고 더 이상 코트를 벗지 않았다(p.8)

이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을 한다. 과연 야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큰오빠 '맛히스'는 동네 스케이트 대회에 나가기로 되어 있었다. 같이 가도 되냐는 야스의 질문에 오빠는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하고선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기전 야스에게 손인사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오빠의 마지막 인사였다. 오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호수 반대쪽 얼음은 너무 약했고, 오빠는 그렇게 가족 곁을 떠났다. 그 날 이후 야스는 코트를 벗지 않게 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상실감.. 어린 야스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글을 읽으면서 사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이해했지만 야스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도달했을때, 충격적인 결말을 보고 나서 어리지만 형제를 잃을 야스의 상실감을 왜 진작에 깨닫기 못했을까 나를 책망했다. 아마도 야스의 부모도 그렇지 않았을까. 자신들의 상실감을 감당하기에도 벅차 미처 다른 아이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 떠올랐다.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며 여느날과 다름없이 문을 나섰지만 끝내 맛히스처럼 돌아오지 못했을 때, 그 소식을 전해들을 때의 그들은 어땠을까. 주변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잊을수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던 이유가 작가 자신의 경험때문에 힘들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한발 물러나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생생히 경험하는 소설이다"라는 부커상 심사평은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동의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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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젠가
이수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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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시체놀이」, 「유리 젠가」, 「달팽이키우기」, 「발효의 시간」의 4편으로 되어 있다. 단편에 좀 약한편이긴 하지만 이 소설을 꽤나 집중하며 재미나게 읽었다. 아무래도 판형이 작아 기존 단편보다 긴 느낌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며, 이야기 흡입력이 강해서인지, 현실을 잘 반영된 소설이어서인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체놀이」에서의 주인공은 반복되는 취업실패를 겪으며 시체역활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제 호황기를 누리다가 하양길을 걷게 되는 시절의 공대생이었던 나는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다니던 그런 취업은 하지 않았다. 우연스레 샛길로 빠진것이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프리랜서라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기도 하다. 펜더믹 상황이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온 것만 같다.

「유리젠가」는 로맨스캠에 대해 다룬다. 7년을 사귀었지만 어떤 믿음도 주지 않았던 소영은 그와 이별하고 우연히 자신의 sns에 메세지를 보낸 데이비드 킴과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다. 얼마전 시사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것이 생각나서, 불안불안했는데 참 씁쓸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네 편의 단편중에서 사실 "유리젠가"라는 제목이 참 맘에 든다. 아니 공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들은 다 이렇게 유리젠가를 쌓아놓고 하나씩 하나씩 블록을 빼가면서 위태위태한 현재를 살아가는 것만 같다. 하나를 잘못 빼도 금새 무슨 사단이 나지는 않겠지만 불안함 또한 무시 못한다. 그런 빈공간을 치고 들어오는 위험의 손길까지 참 세상 살아가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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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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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장르소설을 좋아하다 보니까, 법의학자 이야기도 꽤 관심이 간다. 내가 진로를 결정하기 전에 법의학자나 프로파일러등의 직업을 알았더라면 지금 다른 직업을 갖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에서야 직업을 바꾸기에는 너무나도 늦지 않았을까 한다.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꽤 인상깊었던 것은 독일의 "아우스빌둥"이라는 것이다. 이는 직업교육. 이론교육과 현장 실습교육으로 이루어져 있는 독일의 이원적 교육 시스템이다. 저자도 2번의 이 직업교육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것 같아 고민하다 늦은나이에 법의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제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실업계 고등학교가 그와 마찬가지일려나.

이 이야기는 저자가 법의학자로 일하면서 가장 인상적이고 비극적인 12편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예전이라면 억울하게 묻혀버렸을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현재는 그들의 남겨놓은 진실을 추적하면서 진실에 많이 접근할수 있다. 특히나 12가지 이야기에서 '계단에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야기이다. 멜라니와 카를로스. 연인관계이나 멜라니는 한때 무직인 카를로스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고 무한한 애정을 주었었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멜라니에 대해 많은 것을 통제하려고 했다. 그녀는 이러한 간섭이 불편했지만 오랜시간 참아왔었다. 하지만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카를로스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카를로스는 그녀에게 알코올을 뿌리고 불을 붙혔다. 멜라니는 매우 고통스럽게 사망했고, 일이 수습되는 동안 자수를 한 카를로스는 그녀가 그럴일을 당할만 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고 한다. 이것은 외국뿐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연이어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목숨 걸고 연애도 해야하고 이별도 해야하는 여성들. 어떻게 세상에 불에 타 고통스럽게 죽어야만 할 일이 있을까. 멜라니가 어떻게 죽어가게 되었는지 법의학자의 시선으로의 설명을 듣고 카를로스의 변명을 들으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범죄에 희생된 이야기도 있지만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자는 거짓을 말하고 죽은 자는 오직 진실만을 말한다"라는 말처럼 살아 있는 사람들은 자기 변호를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다. 하지만 죽은자는 진실만을 말하고 있고, 법의학자는 그 진실을 들어주는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죽은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주는 참 매력적인 직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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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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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에드거 상 수상작.

작가 디파 아나파라의 데뷔작으로 뭄바이와 델리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던 당시의 경험과 인도에서 나고 자란 기억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자신의 경험이 녹아나고 있기 때문에 현실감 있게 씌어진것이 아닌가도 싶다.


같은 학교를 다니던 바하두르가 실종되었다. 아무리 빈민가이고 부모는 돈벌기에 급급했다고는 하지만(물론 아버지는 술주정뱅이) 어떻게 아이가 없어졌는지 며칠이 되도록 인식하지 못했을까. 경찰들은 아이들의 실종신고를 무시했고, 오히려 이 빈민가를 불도저로 쓸어버리겠다고 한다. 자이는 평소 "경찰 순찰대"나 "범죄의 도시"를 즐겨보는 편이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아동 연속 실종사건을 해결하기로 맘 먹는다. 단짝친구인 파리와 파이즈와 의기투합하여 탐정단을 꾸리고 자신이 주도를 하려고 했지만 어째 파리에게 자꾸만 밀리는 형세다. 계속해서 아이들이 실종되는 가운데 자이의 누나 루누도 실종되게 된다.


책을 읽다보니 카스트라는 인도의 계급 제도도 떠오르고 (현재도 그렇게 심하게 나누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간간히 전해지는 범죄기사도 생각이 났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라는 책도 떠올랐다. 미처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범죄들. 왜 우리는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게 외출을 단속해야만 하는가. 맘놓고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현실이 참 씁쓸하게만 다가온다.


작가의 말중에 보면 현재도 하루에 180명이나 되는 어린이가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유괴범이 체포되거나 혹은 잔혹한 범행이 세간에 알려져야만 비로소 뉴스에 나온다고 한다. 빈민가에서 신고된 일을 가볍게 묵살해버리는 경찰들도 보면 그 말을 이해할 수도 있다. 작가는 "그 아이들이 통계수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맞서기 위해서 이 소설을 썼다. 숫자 뒤에 숨겨진 그 아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p.413, 414)"고 밝히고 있다. 다른 나라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연일 아이들을 학대하는 일에 대해서 분개해도 여전히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날 때만 분개하는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우리가 지켜보는게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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