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원 - 자연이 그랬어, 마음을 보라고
한성주 지음 / 북코리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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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상에세이'로 분류된다. 나는 왜 심리학 책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상처입은 마음의 원예치료가 도움이 된다라는 어설픈 정보를 시작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던 탓일까. 심리학과 관련된 책은 잘 읽히지 않았던 탓에 이 책을 읽으면서 꽤나 버겁지 않을까 의심부터 했었다. 그런데, 왠걸, 너무나도 책장이 잘 넘어가더라. 괜시리 걱정을 했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나에게 말 걸기"에서는 잃어버린 나를 제대로 파악하며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발을 내미는 과정이다. 동물과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원예를 통해서도 충분히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론, 자연의 향기와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과거에도 원예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를 병행한 경우가 행해졌는데, 미국원예치료협회에서는 원예치료를 "사람의 몸과 마음, 영혼을 개선시키기 위해 식물과 정원활동을 이용하는 과정으로, 연령과 배경, 능력과는 상관엇이 모든 사람을 위한 효과적이고, 유익한 치료"라고 정의를 내렸다.(p.45)

2부에서는 "세상과 관계 맺기"를 다룬다. 이제 스스로를 파악하며 회복을 했다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맺기도 매우 중요하다. 펜더믹을 겪어오면서도 우리는 너무나도 개인적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만 배려라는 항목은 너무나도 줄어들어 버렸다. 간혹 만나게 되는 불편한 상황들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태도들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인간 대접을 받고 싶다. 내가 그런 대접을 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을 그렇게 배려해야 한다.(p.165)

3부에서는 "내면의 정원 가꾸기" 과정이다. 내 안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항구적인 자신감을 갖고 보다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 중국으로 돌아간 푸바오라는 판다곰에게서도 느끼는 점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이바오와 사육사 할아버지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컸다. 중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적응을 꽤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나 동물들도 어떤 상황에서도 잘 적응하며 상처를 받았더라도 빠르게 상황에서 회복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자연이 그랬어, 마음을 보라고. 이제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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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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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에 대해선 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그 옛날의 mymy 카세트라는 걸 알았을 때, 이 책이 추리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것을 잊고 추억에 젖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mymy 카세트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음.. 있기는 했었을까? 대학다니면서 용돈을 모아 샀던 것이 CD플레이어였으니까.. 지금이야 스마트폰 하나로 많은 걸 해결하고 있으니 상상도 못할 물건이 아닐가 싶은데 말이다.

엄마는 혼자서 나를 키웠다. 그렇게 때문에 많은 일들을 해왔다. 어린시절 나를 곁에 두어야 했기에 내 양손을 느슨하게 묶어주고 혼자서 풀면서 놀게했다. 어쩔때는 시간을 벌기 위해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묶어놓곤 했다. 그 매듭은 '어부 매듭법'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난 후 엄마는 어부인 아빠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내 아빠는 어부라고 상상했다.

같은반 친구 변민희가 사라졌다. 며칠째 학교에 오지 않았다. 변민희 아빠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착측은 가출로 상황을 판단하고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했다. 변민희 아빠는 직접 딸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엄마는 민희 아빠가 운영하는 형제축산에서 일을 한다. 나와 민희가 동갑이라 민희 아빠는 잘지내라고 했지만 엄마는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었다. 같은 반이 되고서 엄마가 말했던 민희의 모습은 사실은 아니었던 것 같다.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엄마는 낡은 분식집을 인수했다. 한동안 재개발이 될거라 들떠 있었는데 엄마의 분식집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을 계획을 철회하라고 시위를 하는 가운데 공사는 시작되었고, 그 곳에서 유골이 발견되었다. 그녀는 바로 15년전 사라졌던 변민희였다. 이 사건의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었고, 검색을 했을 때 본 유골은 손이 뒤로 해서 묶여 있었다. 나는 그때 보았다. 어부매듭을.. 어부매듭을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의 행동은.. 엄마는 말을 안했지만, 어째 나의 맞다고 어떻게든 공소시효때까지 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이 책을 덮을 때 느꼈을 때는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엄마가 친구를 죽였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 사실이 드러날까 열심히 증거라고 생각되는 것을 인멸한다. 물론 자수라는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엄마는 잘못한게 없으니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엄마가 범인임이 틀림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세상에 단둘밖에 없는 모녀 관계다 보니 엄마를 보호해야만 했다. 얼핏보면 '나'는 엄마와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독자는 느낀다. 엄마와 '나'는 다른듯 같다는 것을... 하나 다른 점은 엄마는 여전히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딸인 '나'라는 존재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존재라고 의식할 만큼 부담감을 주지만, '나'는 이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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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컬러링북
켄드라 노턴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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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북이라고 하면, 그 옛날 '색칠공부' 수준으로만 했었었는데.. 한창 유행이던 때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 리버스 컬러링 북 >이 비에이블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 소개글에 "책에는 빈 페이지가 꽤 있는 편이예요"라고 나오는데, 또 백의민족은 '여백의 미'를 중요시하지 않나. 여백을 가지면서도 그 공간을 채우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 리버스 컬러링 북 >은 규칙이 없는게 규칙이다. 어떤 틀이 있는게 아니라 똑같은 페이지더라도 그것을 채우는 사람에 따라서 서로 다른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는 장점이 있다.

가이드를 살펴보면 0.05mm의 펜을 가장 추천한다고는 하지만, 쓰고싶은 펜을 사용하면 된다. 0.1mm, 0.3mm, 0.5mm, 0.8mm를 추천하고 있지만, 나는 그냥 어디서나 손쉽게 구하는 0.7mm 모나미 검은펜을 사용했다. 십자수를 놓을 때도 그냥 수만 놓는것 말고, 검은색 실로 테두리를 박음질(?)을 하게 되면 수 놓은 부분에 꽤 깔끔해진다.


이 책의 더 맘에 드는 점은 꼭 다 그리지 않아도 된다. 그림자로 채워도 되고, 일일히 다 그려도 되며, 혹은 그리다가 동그란 고리를 만들어 그려도 된다. 때로는 그래도 둬도 괜찮다. 그냥 자신의 느낌이 가는데로 그려주면 된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나만의 규칙을 만들면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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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
이도하 지음 / 마음시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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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삶의 경계, 그 아픈 간격의 기록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상처없이 살아가는 영혼은 어디 있을까. 하지만, 내가 겪었던 그 아픈 기록들 중에서 제일로 힘든 것은 엄마와의 이별이었다. 누구나 겪는 아픔이지만 처음 맞이했던 그 순간, 그로부터 많은 시간을 지나왔지만 여전히 그 아픔은 무뎌지지 않고 있다. 난생 처음 무기력해짐을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편에서 괜찮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 혼자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저자도 아버지의 암 판정과 자신의 척추질환으로 인한 힘들었던 과정에 있어서인지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아프면 아프다 말하고, 힘들면 그냥 쓰러져도 괜찮아요. 비가 오면 우산 속으로 숨어드는 것이 맞는 거예요. 당신의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로 넘어지고 싶을 때가 있다 해도.(p.71)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났었다. 지난 시간이 그리워서 혹은 못해준 것만 기억이 나서.. 그래도 식구들은 그냥 나를 내버려뒀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되는 말이다. 슬프면 마음껏 슬퍼해야지, 아프면 그냥 아파야지.. 슬프지 않은듯, 아프지 않은듯 해봐야 나는 강해지지 않는 것 같다. 슬프면 슬픈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내 감정을 표현해야 속으로 곪지 않을테니까..

참 신기하다. 몸이 피곤하다고 혓바늘이 돋았다. 혀를 많이 사용한 것도 아닌데 혹사 시킨 몸과 정신이 멀쩡한데 엉뚱하게 혀에 상처를 남겨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삶도 사랑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온 듯하지만 엉뚱한 곳에 상처를 남겨 아프게 한다.(p.184)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다만, 그 상처가 엉뚱한 곳에 남기도 한다. 어쩌면 상처를 받더라도 아프지만 원인을 살짝 숨길수 있게 엉뚱한 곳에 상처를 남기는 것이 아닐까. 유독 눈에 들어오는 한마디. 그 흔적들이 슬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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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산다면야
동선.이연 지음 / 위시라이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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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참 잘 보던 때가 있었다. 어려서는 비디오로 즐겨 보기도 했고, 젊은날은 극장에서 지인들과 주로 봤었다. 영화관 근처에 잠시 살았을 때는 가볍게 걸어가 홀로 조조영화를 보고 오곤 했었다. 그런때가 있었지.. 그런데, 요즘에는 원작을 영화화 하는게 많아서, 영화보다는 원작을 보는 편이라서, 그래서 원작이 있다면 영화를 보는 것보단 책을 읽는 탓에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것 같다. 서두가 긴 것은 여기 언급되는 영화를 "박쥐"를 제외하고는 어째 본 영화가 없다.

이 책은 8천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와 17시간 시차를 두고 동선 작가와 서울의 이연 작가 사이에 오간 영화 수다집인데, 도통 나는 이 수다에 끼어들 수가 없다. 본 영화도 없을 뿐더러 그나마 본 "박쥐"도 개봉될 때 봤으니, 거의 10년도 더 되서 내용도 기억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전혀 이 책에 녹아들 수는 없지는 않다. 수다란, 삼천포로 빠지는게 제 맛 아닌가. 영화에서 시작된 수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로 번져간다. 동선 작가는 영화판에서 일하다가 캐나다로 이민갔고, 이연 작가는 암투병 중이다. 영화든 책 이야기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을 하게 된다. 아마도 두 작가의 수다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영화 "토니 에드만", 이 역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것을 언뜻 보면, 일에 치여 웃음기 사라진 딸 이네스를 딱하게 생각하는 아버지 토니가 있다. 아버지는 진지한 구석이라곤 하나 없어 이네스는 못마땅해 한다. 그런데 일상에 끼어든 아버지를 부록처럼 달고 다니게 되는 내용인가보다. 영화속 아버지의 말. "모든 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아." 나도 어째 이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왜 그때는 정말 몰랐을까"라는 후회가 밀려올까. 왜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는 걸까. 나도 지금 그렇게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찾아 읽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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