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산다면야
동선.이연 지음 / 위시라이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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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참 잘 보던 때가 있었다. 어려서는 비디오로 즐겨 보기도 했고, 젊은날은 극장에서 지인들과 주로 봤었다. 영화관 근처에 잠시 살았을 때는 가볍게 걸어가 홀로 조조영화를 보고 오곤 했었다. 그런때가 있었지.. 그런데, 요즘에는 원작을 영화화 하는게 많아서, 영화보다는 원작을 보는 편이라서, 그래서 원작이 있다면 영화를 보는 것보단 책을 읽는 탓에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것 같다. 서두가 긴 것은 여기 언급되는 영화를 "박쥐"를 제외하고는 어째 본 영화가 없다.

이 책은 8천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와 17시간 시차를 두고 동선 작가와 서울의 이연 작가 사이에 오간 영화 수다집인데, 도통 나는 이 수다에 끼어들 수가 없다. 본 영화도 없을 뿐더러 그나마 본 "박쥐"도 개봉될 때 봤으니, 거의 10년도 더 되서 내용도 기억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전혀 이 책에 녹아들 수는 없지는 않다. 수다란, 삼천포로 빠지는게 제 맛 아닌가. 영화에서 시작된 수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로 번져간다. 동선 작가는 영화판에서 일하다가 캐나다로 이민갔고, 이연 작가는 암투병 중이다. 영화든 책 이야기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을 하게 된다. 아마도 두 작가의 수다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영화 "토니 에드만", 이 역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것을 언뜻 보면, 일에 치여 웃음기 사라진 딸 이네스를 딱하게 생각하는 아버지 토니가 있다. 아버지는 진지한 구석이라곤 하나 없어 이네스는 못마땅해 한다. 그런데 일상에 끼어든 아버지를 부록처럼 달고 다니게 되는 내용인가보다. 영화속 아버지의 말. "모든 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아." 나도 어째 이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왜 그때는 정말 몰랐을까"라는 후회가 밀려올까. 왜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는 걸까. 나도 지금 그렇게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찾아 읽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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