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존 론슨 지음, 정미나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봤던 외화 시리즈 V에서는 초능력을 가진 소녀가 나온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그 소녀가 어느 한곳을 집중해서 쳐다보거나 생각하면, 벽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나가 떨어지고 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가끔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텔레비젼에 나와 쇼를 하는 것을 본다. 숟가락을 구부리고, 상대의 생각을 알아맞추고, 벽을 통과하는 등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신기한 일들을 눈앞에서 펼쳐 보인다. '저건 다 조작극이고, 뻥일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시키는대로 진지하게 따라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초능력이란 것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

 

친한 친구 중에 물리학도 친구가 있는데, 어떤 것을 이야기하거나 볼 때, 그 친구는 마치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시선으로 생각하거나 말을 한다. 내가 굳이 물리학이란 것을 말한 이유는, 내 주위의 물리학도들은 조금씩 이런 골때리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내 주위만 이상한 건지 모르겠지만...;;(친구들은 끼리끼리 모인다고 너도 꽤 골때리거든?? 하며 다른 친구가 나더러 그런 말을 하더라;;) 암튼;; 모든 물리학도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칭찬을 하고 있는거다. 그 친구 때문에  이런 초능력, UFO, 외계인 등에 대한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각종 음모설이나 조작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으며, 모든 의심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서는 초능력이나, UFO, 외계인 등에 대해 믿고 있는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 X파일이나 외래 생명체에 대한 엉뚱한 이야기는 너무너무 재밌다.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이거 제목부터 확 당겼다. 염소를 노려보면 염소의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소름끼치는 내용이긴 하지만, 어쨌든 초능력과 관계된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쳐들었다. 하지만...내가 주절주절 늘어놓은 앞선 말과 같이, 이런 관심으로 이 책을 펼쳐들다간 크게 실망하게 된다. 이 책은 생각보다 암울하고, 그다지 흥미롭지 않으며, ' 아 이건..쫌 아닌데...'라는 생각과 함께 나의 기대는 우주밖으로 멀리 날아가버렸다. 솔직히 책장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읽기가 싫어졌다.

 

이 책은 미 육군 정보부를 토대로 미국의 '초능력부대'에 대한 개발 음모를 파혜친 책으로, 그와 관계된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된 실제 이야기이다. 초능력이라는 흥미진진한 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을 죽이기 위한 초능력 살상 인력을 훈련하고 계발하는 실상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1970년대, 미국 내 최고 인재들에 의해 어떤 비밀부대가 창설되었는데, 이들은 초능력이나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여 살상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부대로, 실제 테러와의 전쟁 이면에서 싸우기도 했다. 이 비밀부대를 추적하는 내용을 보면 이 특수부대가 지난 30년간  벌어진 기상천외한 활동들에 놀라게 된다. 왜 이라크 포로들에게 하루종일 메탈리카 노래와 보라색 공룡 바니의 노래를 크게 틀어놓는지, 100마리 염소들이 울음소리를 못내게 처리되어 특수부대 사령부에 은밀하게 들여지는지, 비밀리에 양성되는 제다이 전사들의 정체는 무엇인지..등등 .. 몇년 전 떠들썩했던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의 이라크 포로들의 성적 학대 사건 또한 이면에 군정보부나 이런 초능력부대도 관여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지금도 그런 기묘한 일들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쟁 이면에 미국이란 나라의 광기가 어디까지 갈껀지, 기묘한 군사훈련과 중심부에 감춰진 기상청외한 사건들을 폭로하고 있었다. 또한 미국 CIA 또한 사람을 죽이는 조직이라는 새삼스럽지 않은 내용도 담고 있었다.

인간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것을 육체보다 정신이 더 한 것 같다. 육체적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도 있지만, 정신적 충격은 평생 치유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의 살상무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격조정하여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고, 염력으로 대량으로 학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란 우스꽝스러운 제목과 표지가 더이상 내게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그저 섬짓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