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 + 모더니즘 +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 사회는 세밀하게 조직화되어 있으면서도, 거대한 조직이 긴밀히 연결되어 돌아간다. 경제와 환경 문제에 있어서 한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그 파급 효과는 거의 전세계적으로 미친다. 특히 환경 문제는 더 이상 지역적이고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고심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작가는 이와 같은 논지를 시작으로 역사 또한 거시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자잘한 것이 아닌 전체 '흐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사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인간의 감정'이라 규정하고, 인간의 감정이 만들어낸 다섯가지 힘을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로 나누어 설명한다. (여기서 '몬스터'는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욕망' 분에서는 커피와 차, 금과 철 등의 물질들이 어떻게 세계사의 흐름을 만들고 변화시켜왔는지 설명한다. 물질을 획득하려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상업이 번창하고 상업의 흐름이 경제와 국가의 흐름을 바꾸며 인류 역사가 변화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와 도시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음을 설명한다.

 

'모더니즘' 부분에서는 우선 근대문명이 딜레마를 갖게 된 원인이 유럽이 지중해 문명으로부터 받는 '가속력'에 원이이 있다고 말한다. 근대와 중세문명의 차이점과 근대 유럽의 원천이 된 민주정치에 대해 설명하고, 프로테스탄트의 나라에서 자본주의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막스 베버의 이론으로 설명한다. 또 자본주의가 근대화와 함께 발전된 이유를 알게되며, 데카르트의 이론에서부터 이성에 의한 과학적 사고가 중시되는 시대로의 변모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제국주의' 부분에서는 인간의 본성적인 야망의 욕구가 제국이라는 산물을 탄생시켰으며, 각국의 제국주의 역사를 통해 제국의 본질을 설명한다. 로마제국, 이슬람제국, 청나라 등 역사적으로 이민족을 지배했던 많은 제국주의를 예로 들어 성공하는 제국과 실패하는 제국의 이유를 설명한다. 또 현대 '글로벌리즘'이라는 이름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되어 불리는 '보이지 않는 제국주의'의 문제를 꼬집어 비판도 한다.

 

'몬스터'부분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이라고 하는 세 가지 이데올로기에 대해 설명한다. 이 부분은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마르크스가 간파한 자본주의의 본질과 자본주의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계속 발달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야기된 전쟁과 현재의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대의 명분을 내세워 이슬람 전쟁을 반복하는 미국에 대해 현대판 파시즘으로 비판한다. 또 신흥 자본주의국으로 떠오른 인도와 중국의 특이한 국가적 사정과 이후 향로도 주목할만 한다.

 

'종교' 부분에서는 세계사를 움직인 3대 종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대해 설명하고, 종교들이 인류 역사의 거의 모든 전쟁사의 주범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이야기한다. 제국주의와 기독교가 하나가 되어 정복전쟁을 추진했던 가혹한 역사와 '이슬람=테러'라는 공포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역사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더불어 현대사회에 해결하기 어려운 중동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작가가 동양인이어서 그런지 이슬람교에 비해 기독교에 비교적 신랄한 비판을 한다.

 

이 책은 굉장히 새로운 학설이나 내용은 아니었지만 세계사의 흐름을 우선 '욕망'이라는 이름 하에 상업의 영향력 측면에서 주목했다는 것이 흥미로왔다. 또한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토막토막한 세계사의 흐름을 한눈에 쉽게 정리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또 역사 이외에 문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설명은 역사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더 많다.

그 첫번째는 조금 산만하다. 다섯가지의 주제 하에 원시고대사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설명은 큰 흐름은 대강 잡힐지 모르겠지만 요약과 생략이 많고, 이내용 저내용 조금씩 추려서 설명하다보니 오히려 혼란스러운 점이 많았다.

두번째는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것이다. 일본 관점에서 일본 역사를 주축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리 역사를 중심으로 설명했더라면 더 이해가 쉬웠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번째는 작가의 주관적 경향이난 편향적인 추측성 해석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 역사와 함께 현재의 역사를 재조명하기도 하는데, 그것 또한 작가의 주관적 경향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제국주의, 종교, 글로벌리즘 등등)

자칫 따분해질 수 있는 역사서에 작가의 견해가 들어감으로 인해 흥미를 북돋아 줄 수는 있겠지만, 역사서라는 것은 명확학 객관적 증거만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꽤 쉽고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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