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가족 중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것을 바라봐야 하는 다른 가족들의 마음이 더 아플 것 같다. 더군다나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자폐증을 갖고 있다면....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불거지고 가슴이 아렸는지 모른다. 이 글을 쓴 저자 대니얼도 몸이 불편한 사람이다.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30년 이상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장애인으로 살아온 30년보다 더 많은 날을 살아가야 할 손자를 지켜보며, 그는 손자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장애라는 편견에서 빨리 벗어나 세상을 밝고 지혜롭게 혜처나갈 용기를 주고 싶었을 거다. 이 책속의 모든 글 속에는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한 사랑이 묻어나 있다.

이글을 쓴 저자 대니얼은 심리학자이자 상담전문가로 서른셋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다. 그 불행으로 결혼 생활도 평탄치 못하게 되고, 어린 두딸을 남겨둔 채 아내와 이혼을 한다. 몸이 불편한 자신의 처지가 싫었고 그렇게 떠난 아내를 원망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내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내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았기에 아내의 죽음은 그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다. 설상가상으로 마음의 스승이었던 누나, 그리고 부모님의 연이은 죽음을 겪고, 어렵게 키운 자신의 둘째 딸이 낳은 손자가 자페아 판정을 받는다. 그는 자기 자신 때문에 울었고, 평생 몸이 불편한 자신 때문에 고생한 딸이 자폐아 아들로 또 마음의 짐을 짊어져야 할 일들에 울었으며, 자폐아를 딛고 세상에 맞서 살아가야 할 손자 샘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 때문에 울었다.

하지만 대니얼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손자 샘을 위해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이 책은 샘이 태어나면서부터 4년 동안 쓰여진 것이다. 전신마비의 고통 속에서 또 자신이 언제 마비 합병증으로 인생이 끝나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담았다. 자신이 평생 온몸으로 겪고 깨달은 일들, 장애인으로서 세상을 살아온 일들, 그리고 심리치료사로 일하며 환자와 겪은 일 등을 이야기하며, 그 이야기 속에 손자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진심이 글자 하나하나 마다 마음 저리도록 너무나 솔직하게 배어 있었다. 더불어 손자 샘이 자신에게 있어서도 인생에 즐거움과 감사함 그리고 온몸으로 느끼는 감동임을, 그래서 자신이 현재 행복하다는 것을 진심으로 전해주고 있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사진 속에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만큼이나 감동적이다. 이 책은 '샘' 뿐만아니라 '샘'과 같은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 그리고 그런 장애를 보살펴야 하는 부모님들 그리고 장애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지혜와 성찰의 의미를 주는 것 같다. 샘이 할아버지의 진심과 사랑을 알고 건강하고 지혜롭게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회사일이 좀 힘들다고 또는 생각했던 대로 일이 잘 안풀린다고 별것 아닌 일로 투정과 짜증을 자주 부렸던 내가 부끄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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