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던 - 나의 뱀파이어 연인 완결 트와일라잇 4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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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한여름밤의 공포영화 시리즈하면 심심치 않게 등장했던 뱀파이어.. 이불 뒤집어 쓰고 양쪽 귀막고 한쪽 눈만 빼꼼이 내놓고 두려움에 숨졸이고 봤던 기억이 난다. 관속에서 일어나고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하얀 얼굴에 피를 뚝뚝 떨어뜨리는 뱀파이어는 굉장히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묘사되었다. 그리고 끔찍하게 사람을 죽이는 나쁜 악마였다. 하지만 웬지 모르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존재였다. 공포 그 자체였던 뱀파이어가 어느 순간 우리 일상 속에 같이 묻어 사는 친근한 소재로 다가왔다. 인간과 같은 옷을 입고 인간들 속에서 같이 생활한다. 단지 햇빛을 싫어하고 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에서는 뱀파이어의 본능을 그대로 갖고 있다. (난 뱀파이어에 대한 영화와 소설을 너무 많이 봤다.^^) 이젠 그 뱀파이어가 바로 연인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정말정말 매력적인 미소년의 모습인 그가...

스테프니 메이어의 뱀파이어 시리즈를 처음 접한 것은 한  1년쯤 전이었던 것 같다. <트와일라잇>이라 소개된 첫번째 이야기이다. 뱀파이어 애인이라니 웃기는군! 이라 생각하며 그저 심심풀이 시간 때우기용 정도로 생각하고 고른 책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에드워드란 정말 매력적인 소년에게 나 자신도 점점 빠져들었다. 뱀파이어라는 거부감이나 공포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뱀파이어로서의 에드워드와 벨라가 이뤄내는 마법같은 판타지에 그냥 녹아든 것이다. 판타지에 빠져든 나 자신이 조금 유치하다 생각하면서도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한때 나의 핸드폰 고리로 에드워드의 그림을 매달고 다닌 적도 있다. ㅎㅎ

이 책이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안 것은 책을 읽은 한참 뒤였다. 이미 2편인 뉴문까지 읽은 상태였고 난 매우 기대에 부풀어 영화를 보러갔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로버트패틴슨이란 배우를 보는 순간 무너지고 말았다. 내가 그동안 상상해왔던 에드워드(물론 책표지에 있었던 미소년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만)와는 너무나 다른 외향이었다. 그가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거나 모두 내가 상상해오던 것과 달랐다. 물론 로버트패틴슨이란 배우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뉴문까지 읽고 나의 상상과 머릿속에 펼쳐진 에드워드는 로버트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것 하나만으로 난 영화 <트와일라잇>에 매우 실망했고 차라리 보지 말았을걸이라고 후회까지 했다.

영화의 이미지를 뒤로하고 난 다시 3편 이클립스를 보고 4편 브레이킹 던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땐 겨울이었고 4편 번역본이 나오려면 최소한 5개월 이상 기다려야 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3편의 감동과 기대를 그대로 이어나가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나의 조급증은 결국 원서를 사게 만들었고 무려 800페이지 가까에 되는  엄청난 두께를 탐독하기 시작했다. 사전을 뒤져가며 3주동안 이 책에 매달렸던 것 같다. ㅎㅎ 다늦게 영어공부하냐고 동생이 놀렸지만 나의 에드워드에 대한 관심과 책에 대한 집념은 대단했다. 학창시절 이렇게 공부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번달 드디어 번역본이 출간되었고 난 다시 한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원서를 미리 읽었기 때문에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번역본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번역본은 아무래도 의역과 번역가의 취향에 따라 약간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은 있다. 어쨌든 이렇게 4편 모두 완결까지 읽을 수 있었고 원서와 함께 다섯권이 나란히 꽂혀진 나의 책꽂이를 보니 웬지 흐뭇하다.

이 책의 매력은 첫번째도 에드워드, 두번째도 에드워드..세번째도 에드워드라고 난 말하고 싶지만 경우에 따라서 제이콥을 좋아하는 팬들도 많더라. 우리에게 매력적인 소재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조합도 굉장히 이색적이었고,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새로운 종 '르네즈미'라는 존재도 흥미롭다. 많은 우여곡절을 격은 에드워드와 벨라지만 예상대로 결국 해피앤딩이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복잡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상에서 잠시 동안의 환상은 정말 즐거운 휴식이었다. 가끔은 이란 판타지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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