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식물 - 마이클 폴란

욕망하는 식물 - 세상을 보는 식물의 시선
마이클 폴란 지음, 이경식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6월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참으로 이기적인 생물임을 느끼게 됐다. 만물의 영장이 자신들이라는 스스로 우울함을 자처하는 말을 만들고, 인간 자신이 우위의 입장에서 동물과 식물을 감히 '길들인다' '재배한다'라는 표현을 써왔다. 또한 그들의 생태는 당연히 인간에 맞게 통제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모든 생각들이 인간 중심 사고가 만들어낸 허구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자연의 주체가 아니라 어떤 동물이나 식물이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을 이용하는 교묘한 진화의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식물의 진화'라는 것에 대해 인간과의 공진화(共進化) 과정으로 설명한다.

식물이라는 개체군은 마치 인간의 욕망에 의해 인간에 맞게 개량되어 퍼진 것처럼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 식물 주체와 인간 주체 각각의 욕망에 의한  공진화(共進化) 과정을 통해 서로 이익을 주고 받은 것이다. 대표적인 식물로 사과, 튤립, 대마초, 감자를 이야기한다. 이들은 인간이  길들였다'는 식물군의 대표로 특히 서양에서는 인류 역사의 흐름과 함께 이들 식물들의 번성은 그 맥락과 관계가 깊다.그 욕망이라는 것이 사과로 이야기하면 달콤함, 튤립은 아름다움, 대마초는 도취, 감자는 지배이다. 인간은 이들 식물에게 이러한 욕망을 얻고자 이 식물들을 이용했지만, 식물은 오히려 인간의 이러한 욕망을 그들의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온 것이라는 거다.

인간이란 생물은 어쩜 그리 오만한 걸까. 자연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서 가하는 행위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올지 짐작이나 하는 걸까? 마지막 감자의 이야기는 마치 인간의 오만함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았다. 저자는 직접 자신의 텃밭에 유전자변형 감자를 재배하고 관찰한다. 단일품종 단일재배라는 유전자변형 재배의 문제를 일깨워주고 저자는 마침내 그것의 시식을 거부함으로서 그것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단일재배, 유전공학 등은 일시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이로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종의 다양성과 식물의 진화의 측면에서는 매우 부정적인 것이다.

작가는 네가지 식물을 통해 그 식물들을 직접 재배했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그 식물들의 역사,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소개한다. 미국 중심의 이야기긴 하지만 식물의 역사를 더불어 알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은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가 꽤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자연 앞에 극히 작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간은 그 자신의 오만함을 버리고 자연 앞에 순종하며, 자연을 무조건 이용만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겸손한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유전공학이나 생명공학 등 현재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과학 분야에 많은 발전과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과학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인류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것이 진정으로 유익한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