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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좋은 영화를 봤을 때의 그 감동과 느낌은 정말 오래 남는 것 같다. 내 생애 최고의 영화를 하나만 꼽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만큼 좋은 영화를 많이 봤고 또 각기 다른 영화에서 남았던 각각의 감동이 모두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는다면 학창시절에 봤던 이 영화가 떠오른다. <죽은 시인의 사회>.... '카르페 디엠' 이라는 키팅 선생님의 자유로운 수업방식 그리고 연극에 대한 한 학생의 동경.. 젊은학생들의 꿈과 이상 ..영화 속 베토벤 합창 교향곡과 마지막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외치며 책상을 밟고 올라가는 클라이막스 순간까지... 그 장면 하나하나가 머리속에 깊이 박혀 잊혀지지 않는다. 그당시 영화 속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였던 난 토드를 비롯한 학생들과 키팅 선생님의 꿈과 용기에 동화되어 한동안 그 영화 속 매력에 푹빠져 있었던 것 같다. 몇번을 다시 되돌려보고 영화 속 대사를 거의 외울만큼 미쳐버렸다. 주인공을 맡은 이단호크란 배우에게까지 빠져들만큼...
그리고 그 당시 나와 함께 그 영화에 같이 빠져 들었던 친구가 떠오른다. 지금은 연락이 끊겨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지만 보고싶고 소식이 궁금해진다.
좋은 영화는 이렇게 우리에게 큰 행복감을 주는 것 같다.
이 책에도 영화를 통해 행복을 찾고 용기를 얻으며 살아가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태양은 가득히>에선 아버지가 없는 두 소년의 우정 이야기
<정무문>에선 남편을 잃고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은 홀로 남은 여자가 용기를 얻고 세상을 마주하는 이야기
<프랭키와 자니>에선 일탈을 꿈꾸는 두 청소년의 사랑 이야기
<페일라이더>에선 뽀글머리와 가죽재킷 오토바이로 무장한 아줌마의 복수 이야기
<사랑의 샘>에선 할아버지를 잃은 할머니의 옛 추억을 찾아주기 위해 감동적인 영화 상영을 계획하는 손자들의 이야기이다.
<사랑의 샘>에서 손자들이 계획하는 영화는 '로마의 휴일'인데 앞의 네 이야기의 사람들이 모두 이 영화를 보러가는 장면이 교차한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영화를 통한 사람들의 인연이 정말 가슴 따뜻했다. 마치 다섯편의 또다른 영화를 보고난 느낌이었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는 할머니를 생각하는 손자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너무 인상적이었고 우리 할머니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 가슴벅찬 따뜻함이 식기 전에 '로마의 휴일'을 다시한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