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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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월도 거의 다갔다. 새해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과 날짜는 정말 빨리빨리 간다. 내가 요 몇달간 아니 당장 이번 3월에 뭘 했나 생각해보면 말로 이야기할 만한 특별한 일이 거의 없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고 가끔 친구 만나고 집에와서 책보고 애니보고 잠자리에 드는 것...그리고 활자중독이 점점 심해져 가고 있다는 것뿐이다. 솔직히 별볼일 없는 일상에 지루해하면서도 거기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는 쳇바퀴처럼 매일매일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들이 나의 인생을 만들고 그 일상 속에 현재의 내가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매일 습관처럼(지금도 마시고 있는) 모닝 커피 속에도 나의 인생의 한부분으로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공지영씨의 에세이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를 읽게 되면 이런 것들이 새삼 떠오르게 된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제목과 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이 책을 다 읽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공지영 자신의 일상과 생각, 과거, 친구들, 아이들 그리고 사람들, 그리고 지금 살아가는 삶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그녀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 이야기, 오뎅에 대한 예찬과 귀신을 무서워한다는 이야기 등 공지영씨 자신의 소소한 일상들은 마치 남의 일기장을 훔쳐읽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즐거웠다. 그리고 어렴풋이 나의 학창 시절 즐거웠던 일들을 생각나게 했고  더 어린 시절의 가물가물한 기억도 떠올랐다. 참 아쉽게도 나의 망각의 기억 너머로 대부분의 것들을 놓쳐버렸지만 말이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크고 높은 것에만 어떤 가치가 있는 듯 그것에 목표와 의미를 두고 작은 것은 그냥 하찮게 지나가는 것들로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니 뭐가 지나가는지 뭐가 잊혀지는지도 모르는채 그냥 일상이 슝슝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작가 공지영씨는 그런 작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싶었단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낀 것은 두 가지이다.  일기를 써야 한다는 것,, 그리고 친구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것..
올해부터 다이어리를 사서 쓰기 시작했고 마음 내키면 이 블로그에도 몇자 끄적였지만 내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일도 없다. 아무리 사소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 나름 나의 발자취가 있고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 묻어 있으며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추억이 배어있다. 물론 그것은 일기를 쓰든 안쓰든 나의 과거 속에 모두 묻어있게 마련이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특히 머리가 별로 좋지 못한 나에게 있어서는) 사소한 것은 금새 잊혀지게 마련이다. 물론 지나간 과거를 낱낱히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 자취라도 남기고 싶었다. 내가 2009년 3월 26일에 뭘 했는지는 기록을 안해두면 모르는 거니깐.. 그렇게 함으로써 최소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 수 있다면 내 인생에 조금은 더 활기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으란 법은 없다. 하지만 상처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그것을 이겨 나가는 자체가 또 삶이니 최소한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지금 내가 일이 너무 쌓여 있어서 스트레스를 만빵 받고 있고, 팀장이 무능력해서 속터지고, 여행을 못가 서럽지만..ㅠㅠ

"세상일이 내맘 같이 되는 것은 어차피 거의 없으니 그저 맘편히 먹기로 하고 느긋하게 지내려 애쓰자" 라는 공지영씨의 말처럼 그렇게 한번 지내보자 생각한다.(물론 말처럼 쉽지 않은게 인생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좋은 친구를 만나고 사귀고 지내는 것만큼이나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공지영씨의 책을 부면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다. 부럽다고 생각했다. 내 주위 친구들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런 친구들로 인해 인생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알았다. 가족이나 배우자와는 다른 의미로서의 인생의 동반자다. 내 친구들에게 잘해야지...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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