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김동영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오래전부터 단 한달간만이라도 나에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한번 떠나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계획 같은것도 필요없고 그저 발길과 내 마음이 가는 곳으로 무작정 움직여보고 싶은 마음 말이다. 하지만 막상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그렇게 한번 떠날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갑갑한 일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늘 묶여있는 일상과 고정된 틀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자유롭게 많이 쏘다니질 못했다. 미국'이란 나라도 가까운 언젠가 반드시 가게 되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그가 겪었던 그 여운이 너무 가슴 속 깊게 남는다. 물론 내가 직접 떠나봐야 정말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림같은 사진과 함께 한페이지 시와 같은 그의 생각과 느낌들은 마치 내가 거기 서 있는 것처럼 설레이게 했다.

이 책엔 그가 230일동안 미국을 횡단한 여정과 느낌을 옮겨놓았다. 여유있고 넉넉한 여행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미래가 안보이는 어두운 현실에서 그냥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미국으로 무작정 떠났다했다.
물론 어렵고 힘든일들도 많이 겪었지만 여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봤고, 사람들을 알았으며, 앞으로 가야할 길도 생각했다. 그 힘들었던 만큼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얻었다. 그리고 스쳐 지나간 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간 수많은 풍경 속에 흐르는 감정은 아마 이렇게 글로 읽는 것보다 더 강한 여운이리라.
정말 부럽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걸어 나갈 수 있었던 무모하지만 과감한 용기가 정말 부러웠다.

짧고 정해진 날 속에 여기도 가보고 저것도 구경해야하고 하는 틀에 박힌 빡빡한 여행이 아닌,나 자신을 돌아보고 거기에서 인생을 배우며.. 지나다닌 곳에 나의 감정을 발자취를 남겨보는 그런 여행의 기회가 앞으로의 내 인생에 올 수 있기를 ...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옆으로 넓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마치 바다처럼.
넌 지금 이 여행을 통해서 옆으로 넓어지고 있는 거야.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보고, 그리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니까.
너무 걱정 마. 네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높아졌다면, 넌 그들보다 더 넓어지고 있으니까.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