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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 나태주의 일상행복 라이팅북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4년 12월
평점 :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문학에 문외한인 이들도 누구나 들어봤을 시(詩) 한 편을 꼽자면 단연 나태주 시인의 ‘풀꽃 1’일 것이다. 시인이 누군지, 제목이 뭔지 몰라도 하물며 이것이 시(詩)라는 것조차 모른다 해도 ‘자세히 보아야/예쁘다’로 시작되는 이 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 풀잎 1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언제 읽어도 아름다운 시(詩)이다.
물론 풀꽃 1이 유명하긴 하지만, 풀꽃 2와 풀꽃 3도 그에 못지않게 사랑스러운 시이다.
- 풀잎 2 -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 풀잎 3 -
기죽지 알고 살아봐
꼭 피워봐
참 좋아.
나태주 시인은 다른 사람의 좋은 글을 베끼다 보면 눈으로 읽는 것보다 더 깊게 그 글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좋은 글을 쓰는 문인은 없고, 다른 사람들의 좋은 글을 읽고 베끼다 보니 좋은 글을 쓰는 문인이 되기도 한단다. 그래서 지금도 좋은 시, 남의 시가 있으면 서슴없이 베낀다고 한다.
그처럼 명성 높은 문인도 계속해서 누군가의 글을 읽고, 베껴 쓴다니 재능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시가 탄생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집은 그가 시인이 된 지 55년째 되는 해를 기념하는 책이다.
나는 시를 즐겨 읽지는 않는다. 시의 함축성이 좀 버겁다. 그래도 나태주 시인의 시는 좋아한다. 시(詩) 답지 않게(?) 가벼운 문체가 부담감을 줄여준다. 그러면서도 시(詩)가 가지는 여운은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짧고 함축적이라 더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는 것도 그의 시가 가지는 힘인 것 같다.
- 좋다 -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 그냥 좋다는 말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때 이 시(詩)를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단 두 줄의 시로 정확히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
계속 좋은 시(詩) 많이 쓰셔서, 100주년 기념 책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