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두 명의 명언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고, 필사까지 할 수 있는 책이라 너무 반가웠다.
왜 철학자의 말을 필사하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까?
이 물음에 저자는 필사가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철학자의 사유를 직접 체험하는 방법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덧붙여 억지로 하는 필사는 고역이 될 뿐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글을 골라 필사한다면 그 문장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된다는 것이다.
필사에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바로 '생각 없는 반복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철학의 필사는 더욱 그러하다.
철학이 사유의 힘을 기르는 학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말이라 생각된다.
필사를 할 때는 저자가 말하고자 한뜻을 먼저 곱씹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 있는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사유를 새롭게 채워 넣는 과정을 거처야 한다.
활자로 인쇄된 문장이 정지된 기록이라면 손 글씨는 지금 나와 함께 호흡하는 생생한 기록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전자기기 책으로 읽는 것보다 종이 책을 읽는 행위가 더 적극적이고, 종이 책을 읽는 것보다 필사는 그보다 더 적극적인 행위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필사에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쓰기 단계가 최상위 단계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내 인생에 철학자의 말 100문장만 남긴다는 마음으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글 가운데 가장 가치 있다고 판단한 문장들을 엄선했다고 한다. 사상뿐만 아니라 글의 문체는 모범이 될 만큼 탁월하다고 한다.
두 철학자 모두 문장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탁월한 문체를 엄선했다고 하니 더 마음에 들었다.
한 페이지가 전부 줄 노트처럼 되어 있어서 필사하기도 좋았다. 또한 180도 펼쳐지는 책이라 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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