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리의 여왕 2>, <김 과장>, <정도전> 등 10편이 넘는 드라마를 연출했던 드라마 PD의 소설이라 관심이 갔다.

그는 실제로 한 배우의 집에 초대받아 방문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참 치열하게 살았는데도 자신의 전셋집은 그 배우의 향수 방 하나보다 작다는 현실에 초라하고, 서글펐다고 말한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소설 속 주인공 명관이 내뱉은 이 대사는, 그날 밤 저자가 삼켰던 실제 신음이었단다.

이 소설은 축구 스타와 매니저의 이야기인데, 연출가와 배우라는 위치에서 그날 그가 느꼈던 상대적 박탈감이 투영된 작품인 것 같다.

​

책 제목인 '파우사'는 스페인어로 멈춘다는 뜻이다. 축구에서 바로 패스하지 않고 기다리면서 상대가 더 끌려오게 만드는 전술이다. 수비라인이 조금씩 벌어지면 그 틈으로 훨씬 위험한 패스를 넣을 수 있다.

소설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참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무슨 큰 실수라도 한 게 아닐까?' 겁이 난 그는 핸드폰을 꺼놓았으나

심장은 여전히 제멋대로 뛰고 있었다.

잘못은 명백히 최강민이 했는데, 뭔가 거대한 기류에 휘말린 듯한 기분에 겁이 난 명관이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장면이 잊히질 않았다.

저런 찜찜하고 거북한 기분을 느껴본 기억이 있어서 공감되었다.

사실 무심코 올린 하나의 게시물이 명관과 강민, 두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

내 현실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삶에 초대된다면, 현실에 돌아왔을 때 내 현실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 것 같다.

좋은 곳으로 여행을 다녀와도 현실로 돌아오면 그런 느낌이 들어서 여행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좋은 곳을 다녀와서도 내 현실에 감사하기에는 내 멘탈이 너무 약하다.

​

이 소설은 캐릭터들이 가진 각자의 불안과 결핍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명관의 최강민을 향한 팬심이 증오로 바뀌어 가는 심리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좋았다.

내가 명관이었다고 해도 최강인을 증오했을 것 같다.

​

소설은 복수 스릴러 장르답게 긴장감 있고, 속도감 있게 이어진다.

한순간도 책을 내려놓기 힘들 정도로 몰입감 있고, 흥미진진하다.

특히 통쾌한 명관의 복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답답함이 없어서 좋았다.

스크린으로도 꼭 만나고 싶은 소설이었다.

​

#소설 #복수 #스릴러 #복수_스릴러 #파우사 #거미는_움직이지않는다 #최윤석_장편소설 #팩토리나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