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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時事) 고사성어 - 김영수의 ’지인논세(知人論世)’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6년 5월
평점 :

《사기》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영수 저자가 이번에는 우리 사회의 '언어적 타락'에 경종을 울린다.
고전과 명인들의 명언이 본래의 숭고한 뜻을 잃고, 상대를 제압하거나 얄팍한 지식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 현실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저자는 고전이 오용되고 곡해되는 작금의 세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 책을 통해 고사성어의 참된 의미를 다시 세우고자 한다.
이 책은 최근 몇 년간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고사성어들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특히 사회 주도층의 타락한 언행 속에 숨겨진 의중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고상한 문구 뒤에 숨은 비루한 욕망을 들춰내는 저자의 논평은 독자로 하여금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던 말들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우리말의 약 70%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고 교육과정을 통해 익숙해진 탓에, 고사성어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복잡한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고사성어의 효율성은 긴 설명을 지루해하는 현대인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하지만 본래의 맥락을 무시한 채 입맛대로 해석하여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잘못된 의미가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지는 현상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자의 자의(字意)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의 깊이가 달라지지만, 그 성어가 탄생하게 된 역사적 유래를 마주하면 문장의 무게는 더욱 묵직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성어들은 그 의미가 너무도 엄중하여 함부로 입에 올리기조차 조심스러운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
고전의 언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철학이 담긴 그릇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일회용 독서에 그칠 책이 아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언어의 품격을 되찾는 거울이 되고, 젊은 세대에게는 고전의 지혜를 올바르게 수용하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곁에 두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하며 자습하고 싶은, 이 시대의 필독서라 할 만하다.
말이 무기가 되고 독이 되는 시대, 『시사 고사성어』는 우리에게 '바른 언어'가 곧 '바른 사회'로 가는 첫걸음임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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