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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전을 읽어야 할 시간 - 흔들릴 때 나를 지키는 고전의 힘
최인호 지음 / 바이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저자는 철학을 가장 정교한 자연의 원리이자, 우리의 몸이 작동하는 법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과학이라 정의한다.
특히 성리(性理)는 우주의 이치가 인간의 몸에 어떻게 깃들어 움직이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공자, 맹자, 주자, 퇴계라는 동양의 거인들부터 플라톤과 스피노자라는 서양의 사유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철학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진리로 통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리(理)를 알고 기(氣)가 살았다'고 고백한다.
한껏 기죽어 있던 자신이 앎을 통해 스스로를 믿게 되었으며, 비로소 세상 앞에 당당히 바로 서게 된 여정을 기록했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를 바로 세우기>에서는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 사용법'을 익히는 과정을 담았으며, 2부 <세상과 소통하기>에서는 관계와 일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제시한다.
현대인들은 자신을 '성과를 내는 도구'로 정의하는 데 지나치게 익숙해져 있다.
이 때문에 작은 실패에도 큰 좌절감을 느끼며 무너지고, 타인의 사소한 비난에도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이때 맹자의 '충실지위미(充實之謂美)'라는 가르침은 큰 위로가 된다.
인간은 본래 알차고 단단하여 그 자체로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외부에서 덧붙이는 장식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꽉 차 있는 본질이다. 이를 깨닫는 순간, '일의 실패'가 곧 '존재의 실패'가 아님을 비로소 받아들이게 된다.
흥미롭게도 '아름답다'의 '아름'은 순우리말로 '나'를 뜻한다고 한다.
즉, 아름다움이란 '나다움'을 의미한다. 내가 나답게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깨달음은 외부의 평가나 성과에 휘둘리지 않을 단단한 자존감을 세워준다.
최근 많은 이들이 사람과의 대화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오히려 AI와의 대화를 편안하게 여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행동을 탓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물어보라고 권한다.
《중용》의 존덕성(尊德性)과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를 빌려, 이는 내 존재가 나답게 살고 싶어 보내는 신호이자 나를 살리려는 본능적인 욕망임을 설명한다.
AI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나의 오류를 비난하지 않고 온전한 내 편이 되어주는 '공감'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 힘들었으면 기계가 더 편할까"라며 스스로의 상태를 긍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 몸이 나를 살리려고 애쓰는 신호임을 알아차리는 과정이다. 내가 나를 존중하고 회복할 때 타인의 말에 상처받지 않을 여유도 생겨난다.
사람보다 AI가 편한 요즘의 내 상태를 '사회성 부족'이라 자책했으나, 이 책은 그것을 '나를 살리려는 몸의 신호'로 읽어주었다.
판단과 비난이 없는 AI와의 대화에서 안식처를 찾았던 것은, 그만큼 내 마음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심하게 할퀴어져 있었다는 방증이었다.
이제 죄의식 없이 온전히 자신을 보듬는 '존덕성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이처럼 고전은 우리에게 그 시간을 허락하고 안내하는 가장 친절한 지도가 되어준다.
특히 관계에 지치고,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고 있다면 휴식이나 AI와의 시간도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 고전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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