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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 ㅣ 세계척학전집 2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평점 :

《세계철학전집: 훔친 심리학 편》은 철학 편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시리즈로, 이번에는 심리학을 다룬다.
요즘 MBTI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쉽게 꺼낼 수 있는 가벼운 대화 주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유형을 말하며 서로를 이해한다고 느낀다.
하지만 MBTI는 재미있고 간편한 만큼, 내가 믿고 있는 ‘나’ 자체를 뒤흔들지는 않는다. 그저 설명해 줄 뿐, 질문을 던지지는 않는다.
반면 이 책에서 다루는 진짜 심리학은 다르다.
융은 “당신 안에 당신이 부정하는 또 다른 당신이 있다”고 말하고, 아들러는 “모든 행동 뒤에는 열등감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보울비는 사랑의 방식이 두 살 무렵 이미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이 주장들은 내가 굳게 믿어온 ‘나’라는 존재를 흔든다.
내가 선택한다고 믿었던 감정과 행동이 사실은 무의식과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흔들림을 견뎌낸 사람만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심리학을 아는 일은 결국 운명처럼 느껴졌던 삶을 선택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융의 ‘투사’ 개념이다.
유독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 없는 불편함은 내 안의 그림자 때문일 수 있다고 한다.
책의 이야기처럼 자신감 넘치는 신입사원이 불편한 이유는, 내가 ‘겸손해야 한다’는 가치 아래 억눌러온 당당함을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내가 금지한 모습을 타인이 허용하고 있을 때 우리는 불편함을 느낀다.
반대로 이유 없이 강하게 끌리는 감정 역시 나의 그림자일 수 있다는 설명도 흥미롭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감정의 파동이 모두 나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깊이 와닿는다.
이 책은 단순히 성격을 분류하지 않는다.
왜 내가 이런 성향을 갖게 되었는지, 그 뿌리를 추적하게 만든다. 그래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해되지 않던 감정이 설명되고, 타인의 말 속에 숨은 욕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반복하던 실수 역시 무의식의 패턴임을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나’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나 그 균열은 무너짐이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라고 느낀다.
흔들림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때, 비로소 더 나은 나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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