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선명상 : 통찰
영화 지음, 현안 옮김 / 위앙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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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선명상 : 통찰》은 단순한 명상 안내서가 아니다.

이 책은 ‘선(禪)’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무겁고 깊은 수행의 전통을 담고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본격적인 선 지침서다.

저자 영화선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스님들과 재가 수행자들을 지도해 온 선승으로, 수행 이력만 보아도 이 책이 가벼울 수 없음을 짐작하게 한다.

영화선사는 1999년 만각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수지한 뒤, 2001년 미국으로 돌아가 오랜 은둔 수행에 전념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 대중 지도를 시작하며, 2012년에는 여산사를 창건했다.

이후 위산사, 금림선사, 법장사 등 미국 내 여러 수행처를 확장했고, 2020년 이후에는 청주 보산사, 분당 보라선원, 서울 보화선원 등 한국에서도 수행 공간을 차례로 열었다.

수행과 실천, 지도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력이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영화선사가 ‘선과 정토를 동시에’ 지도하며 진언 수행까지 아우른다는 점이다.

선 수행을 특정 방법론이나 트렌디한 명상 기법으로 축소하지 않고, 불교 수행 전통 전체의 맥락 속에서 바라본다는 태도가 책 전반에 흐른다.

수행자 스스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 책 속의 통찰은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체득된다는 말 역시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선사는 자격을 갖춘 선지식이 극히 드물다고 말한다.

명상을 가르치는 사람은 많지만, ‘선’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수행을 단순히 명상이나 젠(Zen)이라는 말로 부르지 않고, 의도적으로 ‘선’이라는 전통적 용어를 사용한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이 대중 친화적인 입문서라기보다는, 수행의 본질을 정면으로 다루는 책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 반드시 첫 번째 선 지침서인 《영화스님의 선명상》을 먼저 읽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스님의 선명상》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을 접했음에도 많은 깨달음과 사유의 계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오히려 수행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두 책을 주기적으로 반복해 읽어야 한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공감하게 된다.

나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영화스님의 선명상》을 읽고, 다시 이 책을 재독해 보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 불교에 대한 관심이 깊어 매년 불교 박람회에 참석하며 법문을 듣고 관련 자료를 접하고 있다.

그런 관심의 연장선에서 이 책을 읽다 보니, 영화선사가 가을마다 청주 보산사에서 여는 관음칠법회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남았다.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 독송과 기도를 통해 많은 이들이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체험하도록 이끈다고 하니, 내년 가을에는 시간을 내어 꼭 한 번 직접 그 자리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메리칸 선명상 : 통찰》은 빠른 위로를 주는 책도, 쉽게 깨달음을 약속하는 책도 아니다.

대신 수행이 무엇인지, 선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묵직하게 되묻게 하는 책이다.

불교 수행에 진지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분명 오래 곁에 두고 반복해 읽게 될 한 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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