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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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20층 카페. 하지만 정작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없었다.

저자는 그 장면에서 현대인의 슬픈 초상을 본다.

좋은 음식과 멋진 풍경이 눈앞에 있어도, 그 순간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꾸미기에 바쁘다.

기록이 감상을 대신하고, ‘함께 있음’이 ‘같은 공간에 존재함’으로 축소된 시대다.

『도파민 가족』은 바로 그 익숙한 장면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뇌과학자도, 정신분석학자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너무도 개인적인 체험 때문이다. 도파민에 중독된 가족의 일상을 매일 마주한 사람으로서, 그는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의 언어’로 이 책을 썼다.

점점 더 무표정해지는 가족의 얼굴,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도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지 못하는 손가락,

자연스러워진 남과의 비교까지.

거실 한편, 무표정한 얼굴로 각자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

함께 있어도 대화는 없고, 비교와 자극만이 오가는 풍경. 이 얼마나 현실적인 초상인가.

저자는 평범한 듯 보이는 비정상성의 한가운데 도파민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일어난 균열과

그 균열을 조용히 키워온 초대 받지 않은 손님,

도파민에 대해

뇌 속에서 쾌락과 보상을 담당하는 도파민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가족을 점점 무너뜨리고 있었다.

SNS의 알림, 쇼츠 영상의 빠른 전환, 게임의 즉각적인 보상 체계는 모두 도파민의 흐름을 자극한다.

그 결과 우리는 자극에 익숙해지고, 평온이나 관계에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점점 ‘무표정한 방’으로 변해가는 이유다.

책은 단절, 자극, 중독, 가속, 불안이라는 다섯 키워드로 이 무너짐의 과정을 해부한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자기 집의 거실을 떠올리게 된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우리 가족의 모습을 겹쳐보았다.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도 각자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장면, 무심코 스크롤을 내리며 웃던 순간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관계의 끈을 서서히 약하게 만드는 시작이었다는 것을.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 인식에서 시작한다.

불편하지만, 현실을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도파민 가족』은 그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이다.

완전히 무너져버리기 전에, 다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건넨다.

도파민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이 책은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경고를 던진다.

가족이 함께 있음의 의미를 되찾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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