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 열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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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일과 인간관계, 경제적인 문제, 건강과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마치 쉴 틈 없이 밀려드는 파도처럼 스트레스는 우리를 휘감고 흔든다.

니체는 인생에 관한 강렬한 명언들을 많이 남겼지만, 정작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다룬 적은 없다. 하지만 그의 삶 자체가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체는 어린 시절부터 깊은 상실을 경험했다. 아버지와 여동생, 남동생을 일찍 떠나보내야 했고, 이후에도 평생을 질병과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시야는 늘 흐릿했고, 두통과 구토, 설사로 며칠씩 쓰러지곤 했으며, 눈부심은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불러왔다. 결국 그는 스스로를 “8분의 7은 맹인”이라 표현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니체는 쓰러지지 않았다. 그는 고통을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것을 자기 철학의 뿌리로 삼았다. 그렇기에 그의 문장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고통을 견뎌낸 사람의 살아 있는 언어로 다가온다.

니체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만을 버리고, 더 잘 기뻐하는 법을 배워라.”

그는 삶의 역경을 하나의 강장제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무거운 돌멩이가 우리를 짓누르지만, 그것을 짐이 아닌 ‘단련의 도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필연적으로 닥치는 고통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현대인들은 늘 비교와 평가 속에서 살고 있다. SNS 속 남의 삶을 보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귀 기울이며 흔들린다. 니체의 철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강력한 울림을 준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7장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였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마치 자신의 경험인 양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를 파멸시킬지도 모른다.

남의 평가에 늘 귀 기울이는 사람은 곤경에 처하기 마련이다.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일 숙고하는 것은 가장 강한 사람마저 파괴한다.

이 문장들은 우리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얼마나 남의 시선에 휘둘리며 살고 있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니체는 우리 안의 불안을 정면으로 찌르며, 스스로 주인이 되는 길을 가르쳐준다.

니체는 『아침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책은 통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장을 펼치기 위해 있는 책이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도 그렇다.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주말 산책 중에, 여행길에서 문득 책장을 펼쳐 읽어도 좋다. 한 문장, 한 단락이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것이다.

스트레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니체가 보여주듯, 고통을 바라보는 태도는 바꿀 수 있다. 고통을 짐이 아니라 강장제로, 불행이 아니라 필연적인 아름다움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니체 철학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는 무너지고 싶지 않은 사람,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사람, 그리고 내 안의 힘을 일깨우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책을 곁에 두고 틈틈이 펼쳐보라. 니체의 문장은 언제든 우리 마음을 흔들고, 다시 일으켜 세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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