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습니다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감정적인 나’를 잘 길들이는 법
이치 지음, 송지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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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다』'랜선 정신과 의사' 이치의 상담 기록이다.

'괴롭지만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라며 자신의 문제가 병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민들을 사례별로 소개하고 있다.

랜선은 얼굴을 알릴 필요도 없고, 익명이니까 편하고 쉽게 고민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반면 무책임한 답변에 휘둘리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라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님이 이렇게 고민 상담을 해준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

'감정'과 '이성'이 따로 움직여서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를 이 책에서는 "머릿속이 망가졌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다!"라고 부른다.

자기 머릿속을 향해 '좀 이상할 때도 있는 거야'라고 인정하면 '감정적인 나'와 '이성적인 나' 사이에 관계성이 성립한다. 그다음에는 '이성적인 나'가 '감정적인 나'를 잘 길들여가기만 하면 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사고하는 법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환경이 유전자를 변화시키든,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버릇, 가치관도 환경의 변화나 새로운 가치관을 접하며 '세상을 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구나'라고 느끼면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10대 때 몸에 밴 '생각 습관'은 사회인이 된 후에는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즉, 뽑기에 실패했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을 지금 삶에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다.

책에서는 관계를 끊지 않고도 뒤틀림을 풀어낼 방법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슬플 때도 눈물이 나지만 '눈물을 흘려서 기억한다'는 일종의 생리 반응일 때도 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울면서 기억하다 보면 환경에 익숙해져 기억할 것이 적어지면서 서서히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된단다.

내가 힘들 때 친구의 따뜻한 위로에 주책없이 눈물이 나곤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단지 위로받았기 때문에 눈물이 났다는 이유는 좀 석연치 않았는데···.

어쩌면 나는 친구의 고마운 마음을 기억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저자는 배경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무작정 약에 의존하거나 마음 챙김, 자아효능감 등을 시도한다면 이는 일시적인 해결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 접근법에는 '나를 바로 안다'는 전제 조건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문제 풀이는 문제의 해석이 선행이고, 치료는 병의 증상 파악이 먼저인 것처럼, 마음 병의 치료는 나를 아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는 당연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이 조금 아픈 사람, 아직 진단받지 않았지만 병에 걸릴 것 같은 사람을 의학에서는 '위험한 정신 상태' 도는 'ARMS(At Risk Mental State)'라고 부른단다.

머릿속이 '조금 망가진' 것 같아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내용이라 좋았다.

나는 괴롭지만 누군가에게 말하기엔 별일 아닌 것 같고, 혼자 끙끙 앓으며 자존감은 점점 낮아지는 것 같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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