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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포스터 심리학 -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신감 회복훈련
질 스토다드 지음, 이은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어쩌면 당신도 지금 자신이 과연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을 읽자마자 딱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나는 늘 스스로 이와 비슷한 질문을 하곤 한다. 그 일을 맡을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이 당장에라도 들통날 수 있다는 밑도 끝도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성공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자신이 거둔 직업적 성공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계속되는 의문에 시달리며 오랜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한다.
이 책은 가면 증후군(자신이 거둔 성공이 실력이 아니라 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불안 심리)을 다루고 있다.
저자도 극심한 가면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면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심리학 기술을 여러모로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 책에는 사기꾼 같다는 느낌에 대처하도록 도와줄 새로운 방식의 심리학 도구들이 소개되어 있다.
가면 증후군은 지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스스로 똑똑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험’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가면 현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똑똑하고 성공했지만 그런 성취를 이뤘음에도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한다.”
마음속 목소리가 스스로 훌륭하지 않고, 사기꾼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실패와 굴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한다.
부모가 칭찬에 후한 경우에도 가면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조금 의외였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 호들갑을 떨며 치켜세우는 부모 밑에서 자란 경우, 어린아이라도 어렴풋하게나마 그만한 칭찬을 받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는 어른이 되었을 때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에도 청중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예의상 그러는 것뿐’이라고 일축한다고 한다.
책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기본 전략을 사기꾼의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성공한 전문가들의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밸러리 영은 《여자는 왜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할까》에서 가면 상태를 겪는 사람은 역량을 증명하기 위한 기준이 왜곡된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런 역량은 전문가, 완벽주의자, 독주자, 타고난 천재, 초인이라는 다섯 가지 범주로 나뉜다.
내가 속한 유형을 파악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나는 “모르겠다는 말을 해야 할 날이 올까 봐 두려워요”라고 말한 미카엘과 같은 독주자 유형이었다.
독주자 유형은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순간에 놓이면 스스로 취약하고 무력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자기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근거로 여겨 자신이 사기꾼이라고 확신한다고 하는 점이 딱 내 이야기 같았다.
작가 웹사이트인 www.jillstoddard.com/의 ‘퀴즈 풀기’ 항목에 접속해 간단한 설문지를 풀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어릴 적에 경험한 바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하고자 하는데, 그런 노력이 핵심 신념으로 자리하면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 세계, 미래에 관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진화는 생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자기 회의와 사회 비교는 물론, 가면 경험을 하기 쉽도록 프로그래밍했다고 한다.
진화의 뿌리를 다시 프로그래밍할 수도, 어린 시절 경험을 바꿀 수도, 셀프 스토리를 다시 쓸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가면 상태를 겪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저자 질 스토다드가 갖추고 있다던 가면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심리학 기술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