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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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아이브는 2013년부터 《뉴요커》에서 주로 의료윤리, 정신의학, 사법 및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글을 기고하는 전속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내게 너무 낯선 나』는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정신의학적 설명의 한계에 부딪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레이첼 아이브의 데뷔작이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워싱턴 포스트》, 《뉴요커》, 《커커스》, 《북포럼》, 《NPR》 등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프롤로그 레이첼 이야기부터가 너무 흥미로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로 ‘거식증’에 관한 내용이다.

6살짜리 아이가 거식증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어렸기에 거식증이 레이첼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한 그 어떤 이야기에도 얽매여 있지 않을 수 있었다.

레이첼은 거식증에 걸린 이유를 “내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식증에 대한 어떤 정신의학적 설명 보다 명확한 해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거식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동일한 동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왜 어떤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도 회복되는데 반해 어떤 사람은 그 질환을 마치 자신의 ‘커리어’인 양 지니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질환을 설명하는 ‘정신의학적 모델’과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례사’를 꺼내들었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이 대답하지 못하는 복잡한 인간성을 ‘사례사’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저 사례를 들려주는 이야기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정신의학 논문도 아니다.

정신의학적 진단을 이야기로 기록한 보고서라고 해야 할까?

장르가 뭐가 됐든, 이 책을 뭐라고 부르든 무관하게 중요한 것은 이 책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어떤 의사의 상담이나 설명 보다 더 나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위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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