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의 새 -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김은채 지음 / 델피노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다. 무심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었다.

사실 스토리는 자기가 쓴 소설 속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고, 작가는 살인범으로 몰린다는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작가의 필력과 스토리 구성력이 그 사실을 망각하게 해준다.

아무튼 픽션은 어쨌든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매우 성공적인 것 같다. 스토리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으며 여러 영화들이 떠올랐다. 특히 영화 <도가니>와 <섬, 사라진 사람들>은 이 책을 영화로 만든다면 비슷한 분위기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끔찍한 일을 지시하는 권력자, 사이코 패스 실행자, 그리고 마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사건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추악한 하모니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그 피해자가 아이들이라는 점 때문에 더 잔혹하고 공포스러웠다.

주인공이 꿈에서 새가 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릴 때 갇혀 있던 곳이 새장 같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몽유병처럼 꿈인 줄 알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정말로 꿈에서 새가 되어 살인을 목격한다. 아마도 새에 빙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유체이탈로 육신을 벗어나서 자기가 봐야 할 것들을 보기에 용이한 새로 빙의되는 것이 아닐까 상상했다.

어쨌든 재미있게 읽었는데 끝이 열린 결말이었다면 좀 찜찜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서 고맙기까지 했다. 나름 해피엔딩(?)이다. 특히 준과 희진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올여름도 정말 더울 것 같다.

주말에 시원한 카페에 앉아 재미있는 공포 소설 한 권 읽는 것도 추천하고 싶은 바캉스이다.

그 바캉스에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