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는 고통이야말로 삶의 실재이며, 쾌락이나 행복은 고통의 부재 상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도 단연 최악의 세계인 것 같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의 원인은 욕망에 있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욕망을 멈추면 고통은 사라질 것이고 고통의 부재 상태 즉,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욕망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한 철학자와 편의점은 참 어울리지 않는다.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이라는 제목 본 순간 ‘쇼펜하우어’와 없던 욕망도 생기게 만드는 ‘편의점’이라는 단어를 나란히 배치한 점이 신선했다.
다윈, 톨스토이, 니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융, 헤세, 카프라 같은 인물들은 “나에게 용기와 영감을 안겨준 인물은 쇼펜하우어였다”라고 쇼펜하우어를 극찬했다고 한다. 또한 톨스토이의 서재에는 단 하나의 초상(肖像)만이 걸려있는데 그것이 바로 쇼펜하우어의 초상화였다고 한다.
그의 철학이 얼마나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감과 통찰력을 선사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책은 쇼펜하우어의 지혜는 2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다 말한다.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을 겪으면서 과시적 삶에 지쳐 있기 때문이다.
“남을 신경 쓰지 말고, 호감 가는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라"라는 그의 말은 언제 읽어도 긴장감을 줄여준다.
“지식 없는 경험은 무가치하며 경험 없는 지식은 무용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준비한다”
“당신 자신이 자신의 한계를 믿으면 그게 한계가 된다”
“당신의 행동이 당신의 가치를 결정한다”
“세상은 언제나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기게 한다”
……등의 무수히 많은 그의 주옥같은 어록들을 다시 읽으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는 타인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오직 나를 위해 내 자존감을 높이며 사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책을 읽기 전에는 ‘쇼펜하우어’와 ‘편의점’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찰떡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편한 마음으로 쇼펜하우어의 인생 편의점에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