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지 벌써 몇 해가 지났다.
그간 사정을 알고 있는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천륜을 끊고 산다며 ‘어지간하다’, ‘독하다’라는 반응이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나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해보았기에 미련이나 원망은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힘들지는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경이다.
나와 가족의 관계는 ‘깨진 액정’ 같았다. 문제없는 척 살아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사소한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꼭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살짝 금이 간 것뿐이었지만, 그 금은 서서히 번졌고 나중에는 폰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깨져버리는 폰 액정. 종국엔 액정을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깨진 액정>을 읽으니 모질다고만 생각했던 나 자신을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괜찮아진다는 위로>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괜찮은 척해 봐도, 한 번 깨진 마음은 돌이킬 수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제 괜찮아질 거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일도 그만두자. 어떤 종류의 상처는 너무 깊어서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 주자.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보게 되어 슬퍼지는 날에는 실컷 슬퍼하고 자기 전에 치킨을 먹어야겠다. 슬픔이 내 하루를 망치게 놔둘 순 없으니 말이다.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야』는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위로를 받은 책이다.
갱년기라 그런지, 가을이라 그런지 요즘 많이 우울했는데 책을 읽고 왠지 좋은 날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를 우울하게 하는 상황이나 사람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자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황과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음을 깨달았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김토끼 님의 “당신은 더 행복할 거고 더 잘될 거예요”라는 위로와 응원의 글을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