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씨를 만나 봐』는 우정과 사랑, 관계라는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다.
사는 게 너무 고달프다고 힘들어하는 일각돌고래에게 아무 말 없이 ‘넌 할 수 있어’라는 쪽지를 건네주는 백상아리를 보며 ‘위로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직선도 똑바로 못 그린다며 자책하고 있는 친구에게 멋진 바다를 그렸다고 말해주는 상어씨를 보며 저런 친구가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상어씨 같은 멋진 친구가 되어 주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불가사리에게 같이 놀자고 다가간 상어씨. “난 맨날 누워만 있는 거 너도 알잖아”라는 불가사리의 말에 “누워 있는 놀이 좋지.”라며 옆에 나란히 눕는 그림은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여러 물고기 친구들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아귀는 너무 뜻밖이라 신기했다.
내가 아는 그 아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못생기고 무섭게만 느껴졌던 아귀. ‘아귀다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나운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그 아귀.
그런데 이 책에서는 생일 케이크의 촛불이 되어 주고, 어두운 데서 책 읽는 친구를 위해 불을 밝혀주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친구이다.
원래 귀여운 대상을 귀엽게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고 쉽겠지만, 이처럼 대중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가진 대상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일은 대단한 것 같다.
대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저자의 애정이 느껴진다.
워낙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귀엽고 사랑스러운 바닷속 친구들과 함께하니 쉬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백 마디 말보다 그림 한 장이 더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짧은 글과 귀여운 그림, 감동적인 내용 모든 것이 좋다. 거기다가 내용이 영어로도 표기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영어 공부하기도 좋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른까지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