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 구글러가 들려주는 알기 쉬운 경제학 이야기
박진서 지음 / 혜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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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뒤늦게 정치경제학 공부를 시작한다. 정치경제학을 공부하며 자본주의가 고도화될수록 경제학자의 힘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경제학자들의 사상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들을 제대로 알아야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가두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경제 담론은 비극을 낳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 비극이 세상을 지배하려 들 때 사람을 기억하며 그들과 동행하고자 애쓰는 경제학자들을 찾아 헤맸다고 한다. 그리고 경제학을 모르는 평범한 이들을 생각하며 이 책에 그들(사람을 기억하며 그들과 동행하고자 애쓰는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실었다고 한다.

‘돈 쓸 일이 많으니 지금보다 더 벌어야지.’라는 생각부터 ‘똑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월급은 정규직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걸까?’처럼 현실의 평범한 언어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근데 경제학자들은 이런 고민을 굳이 ‘생산성 증대를 통한 소득의 증가’라고,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문제’라고 어렵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현실의 평범한 언어로 경제학을 설명하니 경제학이 매우 친숙하게 느껴진다. 당장 오늘도 나는 ‘어떻게 하면 수입을 늘일 수 있을까?’ 궁리했으니 나는 매일 경제를 생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경제학자들은 굳이 어려운 표현들을 사용해서 일반인들이 경제학을 스스로 모른다고 느끼도록 만들었을까?

140여 년 전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한 헨리 조지는 “경제학자들을 믿지 마라. 경제학은 누구나 조금만 더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상식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결코 먹고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저자는 현실의 삶을 통해 알 수밖에 없는 사실을 알고 싶지 않게 만드는 ‘거대한 힘’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우리의 경제적 조건을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라 주장한다. 

경제와 그것을 설명해 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제학이 더 이상 합리적 개인을 상징하는, 그러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외로운 로빈슨 크루소’의 학문으로 불려서는 안 됩니다.

「마션」(2015)은 내가 감명 깊게 봤던 영화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역)가 21세기의 경제적 인간의 전형,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상징이란다.

생존을 위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고 냉철함을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제적 인간상이다.

설명을 듣고 보니 18세기 호모 에코노미쿠스인 로빈슨 크루소와 묘하게 오버랩 되는 것 같다.

대중적인 인기가 있었던 영화 이야기와 같이 재미난 비유와 쉬운 일상의 언어로 경제를 이야기하니 경제학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작가는 이 책에 등장했던 가슴이 따뜻한 경제학자들과 함께 경제학에 미래를 걸어도 좋을 것이라는 말로 책을 마무리했다.

물론 ‘우리 각자가 삶과 경제학이 맺는 관계에 대해 기존의 낡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상식(헨리 조이의 말에 의하면) 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라도, 경제적 조건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경제란 ‘알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거대한 힘’으로부터 탈출하자. 이 책이 그 탈출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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