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작고 귀여운 소녀가 엄마의 심부름으로 할머니 댁에 가게 된다. 가는 길에 늑대를 만나게 되고, 늑대의 꾐에 넘어가 꽃밭에서 놀게 된다. 그 사이 늑대는 할머니를 잡아먹고 할머니 흉내를 내며 누워있다. 한참을 놀다가 할머니 댁에 도착한 소녀도 할머니를 위장한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지나가던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갈라 할머니와 소녀를 구해낸다. 그리고 늑대의 배에 돌을 채워 넣어서 늑대는 죽는다.
이상이 그 유명한 그림 형제의 동화 <빨간 모자>의 간략한 줄거리이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는 <빨간 모자>이야기로 시작된다.
독자가 주인공이 되어 할머니 댁에 심부름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주 따뜻한 털 코트와, 빨간 망토 중에 어떤 외투를 입을지 선택하는 것으로 나만의 새로운 동화가 시작된다.
이 동화는 독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자는 책 속에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한 가지 선택은 각기 다른 선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각자 다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동화에는 <빨간 모자> 뿐만 아니라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등의 유명한 동화 내용들도 연계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매번 다른 선택을 하면서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어도 지겹지 않도록 해준다는 점이 색다르고 재미있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해 둔 것은 매우 영리한 기획이라 생각한다. 그 장치들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이 어색했다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매끄럽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성이라 좋았다.
내 선택에 따라 삶이 조금씩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선택을 할 때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